일회용 요실금 검사기구 재사용해 14억여 원 빼돌린 산부인과 의사 구속

산부인과 의사가 환자의 항문과 요도에 삽입해 요실금 여부를 측정하는 의료용품을 재사용한 뒤 허위 세금계산서를 만들어 14억여 원을 빼돌리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산부인과 의사 송모(54)씨를 구속하고 의료기기 납품업체 대표 황모(48)씨와 직원 2명을 의료기기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 등은 지난 2009년 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안산시 자신의 병원에서 요실금 치료용 인조테이프(30만~45만 원 상당)의 납품가를 10만~30만 원씩 부풀려 2천300여 차례에 걸쳐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12억 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카테터(요실금 검사기구)'를 1천 700여 차례 재사용하고, 의료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여성 성형수술을 하고도 방광염 등을 치료한 것으로 허위 청구해 2억여 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카테터는 환자의 요도와 항문에 삽입하는 1회용 검사기구로, 재사용 시 감염의 우려가 있다. 그러나 송씨는 사용한 카테터를 소독한 뒤 많게는 10회까지 재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황씨 등은 산부인과 성형술에 쓰이는 실리콘 보형물 8천800만 원 상당을 리베이트 명목으로 송씨에게 무상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황준성·권준우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