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등 당한 적 없어
자신명의 대포전화까지 개설
중국서 해외카드 미승인문자
은행 등 한달 넘게 사태파악
피해자 "농협 나몰라라" 토로
하지만 경찰도 처음 접하는 신종수법이어서 해결의 실마리를 제대로 찾지 못하는 등 수사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윤모(43)씨에 따르면 지난 2000년 2월부터 2014년 12월 사이에 개설한 포천지역 개성인삼농협·포천농협·포천축협 등의 4개 계좌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돈이 빠져나갔다.
지난 2월 13일부터 이틀 동안 이뤄졌고 총 20여 차례에 걸쳐 1회당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까지, 총 530만1천원이 사라졌다. 이 중 일부는 시흥시에 위치한 농협은행 점포의 현금인출기에서 돈이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윤씨는 지난 2016년 12월 30일께 농협의 전화번호로 자신에게 온 '해외 카드 미승인'문자를 받기도 했다. 윤씨는 자신의 돈을 인출해 간 일당이 체크카드를 만든 뒤 자신의 농협계좌와 연결, 중국에서 돈을 추가로 인출하려다 윤씨가 체크카드의 사용을 차단해 놓은 탓에 인출하지 못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윤씨는 자신의 4개 계좌의 통장을 정리한 결과 돈을 인출한 경로가 페이코와 체크페이, 토스, 카카오페이, 코인원 등 간편 송금시스템과 현금인출인 것으로 확인했다. 더불어 윤씨는 지난 1월 2일 자신의 명의로 대포전화까지 개설된 사실을 확인했다.
윤씨는 지난 2월 14일 "단 한 번도 보이스피싱을 당하거나 통장 및 체크카드를 분실한 사실이 없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황당하다"며 농협과 경찰에 신고, 사태파악을 요청했다.
하지만 한 달이 넘은 현재까지 농협은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는 답변만 내놓고 있다. 경찰 역시 새로운 수법이어서 시간이 걸린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윤씨만 애를 먹고 있는 상태다.
윤씨는 "내 통장과 내 체크카드는 멀쩡히 쓰고 있는데 내 명의의 체크카드가 중국에서 사용되려 했다는 것도 모자라 통장에서 수백만원이 인출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는데 농협은 나 몰라라 하고 있다"며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일을 해결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포천/김규식·정재훈기자 jjh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