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일부 대기업들의 유튜브 광고보이콧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광고 배치시스템의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 보도했다.

구글은 또 제3의 외부회사에 개별 광고가 어느 유튜브 영상 앞에 들어가는지 모니터링을 허용해, 광고주들에게 자사 브랜드가 안전한지 보고받을 수 있도록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외설적이거나 극단주의적인 유튜브 영상콘텐츠에 기업 광고가 배치돼 논란을 일으킨 것은 인공지능(AI) 시스템이 콘텐츠의 미묘한 뉘앙스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글의 엔지니어와 제품 관리자, 정책담당자들은 광고를 자동으로 배치하는 AI에 기계학습(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해 판별 능력을 강화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필립 신들러 구글 최고사업책임자(CBO)는 AI는 콘텐츠의 맥락을 이해하기가 힘들다고 지적하면서 "AI의 이해력을 높이기 위해 우리의 최신, 최대의 기계학습 능력을 모두 가동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운동하는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에서 스포츠 브래지어 차림의 여성이 요가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은 외설적이 아니므로 AI가 광고를 배치해도 좋다고 결정토록 하는 것이 구글 측에서 기계학습을 동원한 목적이다.

구글은 할리우드의 스타 배우가 총을 흔드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은 광고주들이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이슬람국가(IS) 조직원이 등장하는 유사한 상황의 콘텐츠는 부적합하도록 판정할 수 있도록 AI에 훈련을 시키고 있다.

AI는 유튜브의 동영상을 프레임은 물론 이미지별로 낱낱이 분석하고 동영상에 붙은 설명, 그리고 판정에 도움이 될 다양한 패턴과 미묘한 단서까지 훑어보고 있다.

구글은 이와 함께 대규모의 인원을 투입해 AI가 문제로 판정한 동영상들이 실제로 부적절한지를 검증토록 하는 별도의 대책도 취하고 있다.

광고주 측에서 구글의 AI가 부적합한 콘텐츠를 걸러내지 못했다고 불만을 품을 경우에는 이를 즉각 반영해 AI가 시간을 두고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신들러 CBO는 지난주 인터뷰에서 "우리는 비상 모드에 있다"고 밝히면 최근의 광고 취소 사태를 대단히 심각하게 보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구글 측이 기계학습 외에 각종 대책을 꺼내 든 것은 바로 이런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다.

지난 2주간 적합성 판정 기준을 변경해 증오와 인종차별에 속하는 것으로 보이는 콘텐츠에서 광고를 배제하고 논란의 발생을 우려하는 광고주들에 대한 배려 조치도 취한 것이 그 실례다.

구글은 광고주들이 특정 사이트와 유튜브의 채널, 동영상을 배제할 수 있는 기준을 단순화하는 한편 광고주들이 피하고자 하는 콘텐츠를 정의하는 기준도 더욱 세분화했고 광고 배치가 잘못된 사례가 발견되면 광고주들에게 신속하게 알릴 수 있도록 대책도 마련했다.

구글은 AI의 개선 노력에 힘입어 부적합 판정을 받은 건수가 이미 5배나 늘어났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유튜브에 게시된 동영상은 10억 건이 넘고 초당 400시간 분량의 새로운 동영상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광고가 붙은 유튜브 채널만도 300만 개에 이른다.

신들러 CBO는 강력한 대책을 시행하더라도 구글이 문제점을 완전 해소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100% 완벽한 시스템은 있을 수 없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가능한 한 안전하게 만들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글은 이와 함께 광고주들이 유튜브 어디에서 광고가 집행되는지 추적할 수 있도록 제3의 외부회사에 모니터링을 허용해 광고주에 보고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아울러 3분기부터는 각 광고주에 광고가 상영된 동영상의 리스트와 각각의 동영상별로 몇 차례씩 상영됐는지 공개하기로 했다고 광고대행사들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