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에 대규모 고급주택 단지를 조성 중인 태원종합건설이 개인 사유지인 자연녹지를 무단으로 훼손한 것(4월 10일자 23면 보도)도 모자라 편법을 총동원해 주택법을 교묘히 피해가는 '토지쪼개기'를 자행하고 있어 눈총을 사고 있다.

10일 남양주시에 따르면 현행 주택법상 30세대(진입도로 폭 6m확보 시 50세대) 이상의 주택단지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사업계획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시공사 태원종합건설이 건설 중인 '어반포레스트 글램하우스'는 9개동 61세대의 대규모 고급 주택단지임에도 불구하고 남양주시로부터 주택법의 사업계획승인이 아닌 건축법의 건축허가를 받았다.

토지를 분할·매매한 뒤 각각의 건축주들을 통해 개별적으로 30세대 이하의 건물을 짓는다며 지자체에 건축허가를 받고, 실상은 같은 시공사를 통해 하나의 주택단지를 조성하는 전형적인 '토지쪼개기' 수법을 동원한 것이다.

실제 태원종합건설의 전 대표이사였던 김모(57)씨는 지난해 초 소유 중이던 '어반포레스트 글램하우스' 필지(6천534㎡)를 9개로 분할한 뒤 태원종합건설 전 임원(3 개필지)과 법인(2개 필지)에 매매했다.

이후 김씨는 자신 소유의 4개 필지를 지난해 2월(2개 필지)과 6월(2개 필지) 두 차례에 걸쳐 따로 건축허가를 받았다. 태원종합건설 법인과 전 임원도 김씨로부터 매입한 토지를 개별 건으로 건축허가 신청을 내 지난해 6월 승인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택법의 사업계획승인은 건축허가와 달리 규정이상의 진입도로 및 부대·편의·소방시설, 주차공간 등을 확보해야 하는 등 비용이 추가되고 절차도 까다롭다. 이에 상당수의 기획형 부동산에서는 비용을 줄이고 절차를 간소화기 위한 방편으로 현행법의 허점을 노린 '토지쪼개기' 수법으로 건축허가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김씨는 법망을 피하기 위해 지난해 초 태원종합건설의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전 임원도 같은 시기에 이사직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건축주의 친인척 및 법인의 임원들은 같은 사업주체로 포함돼 이 같은 경우 건축허가를 받을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남양주시 관계자는 "전형적인 '토지쪼개기' 수법으로 판단되지만, 개별 건으로 30세대 미만의 건축신청 시 행정상으로는 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다"며 "다시 한 번 서류검토 등을 통해 불법요소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최재훈·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