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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에 반발해 자국민의 한국여행 전면금지 조치를 내린지 한달 가량이 지난 13일 오후 용인 한국민속촌(왼쪽 사진)과 인천 차이나타운이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겨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태황·조재현기자 hath@kyeongin.com

민속촌·차이나타운 등 한산
주변 상권 침체… 문 닫기도
리모델링·현지 홍보 헛수고
업계, 시장다변화 대책 모색


"중국 단체 관광객들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 입니다."

13일 오후 3시께 용인에 위치한 한국민속촌. 예년이라면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들로 인산인해를 이뤄 '꽃구경보다 사람구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지만, 따뜻한 봄날씨가 무안할 만큼,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간혹 외국인 단체관광객이 모습을 보였지만 대만 또는 말레이시아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민속촌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은 개별적으로 찾아온 중국 관광객(싼커)이 전부"라며 "최대 고객인 유커가 찾지 않으니, 전체 관람객도 전월에 비해 30% 이상 줄었다"고 설명했다.

유커가 줄어든 이유는 지난달 15일 중국 국가여유국이 한국 단체관광을 전면금지 한데 따른 것이다.

민속촌은 유커를 끌어들이기 위해 경기관광공사와 함께 중국 현지 관광로드쇼·세일즈 콜을 갖고 국내에서는 관광박람회·엑스포 등에 참가해 판촉행사를 벌였지만, 헛수고가 됐다. 여행금지가 한달이 다 돼 가자, 민속촌 주변 상권의 침체도 연쇄반응처럼 일어나고 있다.

경기도 대표 관광지인 에버랜드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달전부터 유커는 전무하다. 이 때문에 올 1분기 중국인 관광객들은 지난해 대비 1만여명 줄어들었다.

같은 시간 인천 중구 신포동 도소매상점거리 일대도 고요했다. 중구가 지난해 말 한 유통조합과 계약을 맺고 유커들을 겨냥해 조성한 거리였다. 그러나 유커 관광이 전면 금지되면서는 몇몇 상점은 주인을 볼 수 없거나 입구를 걸어 잠가 놓기도 했다.

인근 상인 이모(42)씨는 "봄이 오면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몰려 올 거라 기대했지만 아예 중국인 발걸음이 끊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가뜩이나 중국인 취향에 맞는 제품을 파는 바람에 아무도 찾지 않는 거리가 돼 답답하다"고 말했다.

평일에도 중국인 단체 관광팀이 1~2팀 정도 꾸준히 찾는 중구 차이나타운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 잡화 소매점과 식당 모두 중국어로 된 입간판 설명이 무색할 만큼 한산한 모습이었다.

중국인 관광객이 많을 때는 예약한 단체팀만 매장에 방문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인천 화장품 전문 매장 '휴띠끄' 안은 중국의 한국관광 금지령이 시작된 이래 줄곧 텅 빈 모습이다.

중국의 관광보복이 시작된 지 한 달, 유커들의 발길이 급감하면서 경인지역 내 주요 관광지는 비수기를 넘어 '빙하기'를 맞은 모양새다. 경인지역 주요관광지들은 관광업계 등과 함께 동남아 등 신흥시장 확대를 통한 관광시장 다변화, 대만·홍콩 등 중화권 시장에 대한 지속적 관리 등의 대책을 쥐어짜고 있다.

/박승용·이경진·윤설아기자 lk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