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핵심 뿌리기술을 유출해 경쟁업체로 이직한 연구원과 관리직원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이모(30)씨와 김모(4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상반기 A사를 퇴사한 뒤 경쟁업체 B사로 이직하면서 담당했던 자동차엔진의 '다이캐스팅 금형' 설계도면 파일 수십 개를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이캐스팅 금형'은 액체상태의 금속을 고속·고압으로 주입해 자동차엔진과 같은 복잡한 형태의 틀(금형)을 제작하는 기술로, A사는 정부지원금 14억여원을 포함한 총 20억원을 투자해 이 기술을 개발했다. 중소기업청은 지난 2014년 9월 '다이캐스팅 금형'을 국가 핵심 뿌리 기술로 인정했다.

함께 입건된 김씨는 지난 2015년 9월 퇴사하면서 제작된 금형 테스트 및 품질관리 비결이 담긴 파일을 유출한 뒤 B사로 이직한 혐의를 받는다.

B사는 이씨와 김씨가 갖고 나온 자료를 바탕으로 금형 제품 4대를 제작했으며, A사가 판매하는 가격보다 38% 저렴한 대당 1억원을 받고 자동차엔진 제작업체에 납품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B사 법인도 같은 혐의로 형사 입건하는 한편, 국가 핵심 뿌리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기술 유출 사범에 대한 수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