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소속 인천시의회 박승희(서구4) 의원이 26일 탈당과 자유한국당 입당을 선언했다. 대선 후보 단일화문제로 바른정당 당내 상황이 어수선한 가운데 벌어진 일이어서, 이번 탈당을 예사롭지 않게 보는 시각이 많다.

박승희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보수세력이 복원되지 않고 대선후보들의 단일화가 어려워진 현실이 너무도 안타깝고 참담하다"며 탈당했다.

그는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수용하는 건 정치하는 사람들이 당연히 해야 할 몫"이라며 "보수진영의 분열로 허탈감에 빠져 있는 보수 유권자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에 입당할 것"이라고 했다.

지역 정가에선 이번 일이 바른정당 분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방선거를 1년여 정도 앞둔 상황에서 좀처럼 높아지지 않는 당 지지율에 소속 지방의원들이 위기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이 몇 달 전만 해도 한솥밥을 먹던 바른정당 소속 정치인들에게 '왜 탈당했느냐'는 항의성 전화를 한다고 한다"며 "후보 단일화 문제를 놓고 당내 상황이 어수선한 데다가, 이런 얘기까지 듣는다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분히 압박을 받을 만하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바른정당 소속 정당인 중 겉으로 말은 못하지만, 탈당을 고민하는 경우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선봉자가 나선만큼, 따라오는 사람이 많지 않겠느냐"고 했다.

자유한국당 인천시당은 논평에서 "박승희 의원의 복귀를 환영한다"며 "보수진영의 대단결과 후보 단일화로 이어져 대선승리를 이끄는 밀알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부산에선 바른정당 소속의 구청장과 지방의원 등 4명이 자유한국당으로 입당했다.

홍일표 바른정당 인천시당 위원장은 "(이번 탈당이) 당내 어려움이 반영된 결과로 보지만, 연쇄적으로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런 어려움을 잘 견뎌서 단일대오로 당을 유지해보자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