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토종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업체들이 속속 도태되고 있다.

bonobo(보노보)는 올여름 서비스를 종료하고, CD·DVD 렌털업체 게오나 에이벡스계도 철수한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동영상 서비스 시장은 확대되지만 미국 넷플릭스 등 거인이 잇따라 일본시장에 뛰어들면서 토종 업체들이 요금과 콘텐츠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

보노보는 이르면 올 여름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관계자들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2015년 9월 이 사업을 시작한 지 불과 2년 만에 철수하게 되는 셈이다.

스마트폰 등으로 보는 동영상 전송 서비스는 월정액 요금제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작품마다 요금을 부과하는 구조였던 보노보는 요금 등에서 차별성이 없어 이용자가 계속 줄었다. 최대 통신업체 NTT도코모 등의 동영상전송 서비스 'dTV'와 제휴도 모색했지만 실패한 듯하다.

게오는 에이벡스(Avex)디지털과 2016년 '게오채널'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오는 6월말에는 서비스를 종료할 계획이다. 1천곳 이상의 CD·DVD 렌털 점포들도 고전했다.

에이벡스계열 가운데 UURA는 3월말 서비스를 마쳤다.

노무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동영상 서비스 시장은 2022년도에 작년보다 30% 늘어난 2천200억엔(약 2조2천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시장 성장 기대에 2015년 이후 기업들이 잇따라 뛰어들었고, 넷플릭스, 아마존닷컴 같은 외국계 자본은 물론 일본 방송국이나 인터넷업체들도 가세했다.

2016년에는 영국 동영상 서비스 대기업 퍼폼그룹이 스포츠동영상 전송 서비스 'DAZN'을 시작했다. 이처럼 일본 안팎의 업체들이 뛰어들며 "사업자가 난립해 도태가 시작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력한 콘텐츠 제작이나 조달에는 자금력이 불가결하기 때문에 인터넷·케이블 등을 통해 유통되는 동영상 전송 서비스 시장에선 기술력과 함께 자금 동원력이 승부를 가르는 요체다.

미국에서는 케이블TV나 위성방송 같은 유료방송에서 인터넷 동영상 전송 서비스로 이행하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유료방송이 아니라 인터넷동영상만 보는 시청자가 늘어나면서다.

동영상 전송 서비스 시장이 확대되며 기업들은 독자적인 작품 제작도 나섰다. 넷플릭스는 올해 독자적인 작품을 1천시간 이상 전송할 예정이다. 작년 실적의 1.6배 수준이다.

아마존도 독자작품 투자를 늘리고 있다. TV프로그램을 인터넷으로 내보내는 서비스도 확대 중이다. 미국 구글은 2월 40개이상 채널을 월 4만원 정도에 볼 수 있는 '유튜브TV'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에서는 동영상 서비스가 다양화되고 있다. 그런데 무료 TV방송이 보급되어 있어 유료 동영상서비스가 보급되기 어렵다. 무료로 동영상을 제공하고, 광고로 수익을 보충하는 업체들이 있다.

따라서 일본에서 어떠한 동영상 서비스 모델이 최종 승자가 될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