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아름다움에 빠지다
석가탄신일을 사흘 앞둔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연등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황금연휴가 한창인 30일 오후 서울 명소에는 초여름 같은 봄 날씨를 즐기려는 나들이객들이 몰려 북적였다.

오후 들어 기온이 25도까지 오른 초여름 날씨에 많은 시민이 반소매 티셔츠 차림으로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았다. 한강은 잔바람에 일렁였다.

풀밭에 텐트를 치고 풍성히 마련해온 간식을 먹는 가족, 유모차를 끄는 신혼부부, 손잡고 산책하는 연인, 은색 헬멧과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자전거를 모는 시민 등 가지각색의 풍경이 푸른 한강을 배경으로 펼쳐졌다.

경기도 용인에서 온 중소기업 직원 박지홍(34)씨는 "부모님과 형님 가족 등 오늘 총 7명이 모였는데 명절 이후 이렇게 모인 것은 처음"이라며 "회사 사정상 이번 주 내내 쉬지는 못하지만, 부처님 오신 날(5월 3일)과 어린이날(5월 5일) 등 휴일이 많아 부담 없이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은색 돗자리에 남자친구와 앉아 김밥을 먹던 신모(29·여) 씨는 "대전 사는 남자친구가 이번 주 연휴 덕분에 어제 서울로 올라와 오늘 데이트를 즐길 수 있었다"며 "작년 날이 추워진 후 돗자리 데이트는 처음이다. 날이 좋아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사촌 동생과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거닐던 손주희(14·여)양은 "이번 주 학교가 단기방학을 해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면서 "올해 중학교에 입학해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었는데 오랜만에 사촌들을 만나 흐뭇하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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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나들이객들이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휴일을 만끽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원에는 '재경조도민향우회' 회원 1천800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천막을 치고 족구 시합, 경품 이벤트 등을 진행했다.

곳곳에서 '하하 호호'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고 참가자들은 서로 얼싸안으며 우애를 다졌다.

향우회 회원 김춘겸(56)씨는 "황금연휴가 아니면 이렇게 많은 인원이 모이지 못했을 것"이라며 "모처럼 홍어 등 고향 음식도 먹고 우애도 다지는 등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 고속도로는 나들이를 떠나거나 집으로 돌아가는 차량이 몰려 몸살을 앓았다.

오후 3시 현재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향 당진나들목→송악나들목, 행담도휴게소→서평택나들목 등 총 24.5㎞ 구간에서 차량이 시속 40㎞ 이하로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서울 방향도 설악나들목→서종나들목, 강촌나들목→설악나들목 등 총 27.3㎞ 구간에서 차들이 거북이걸음을 한다.

도로공사는 이날 평소 주말보다 다소 많은 413만대의 차량이 고속도로를 이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사 관계자는 "오후 5∼6시 사이에 정체가 최고조에 달했다가 오후 9시는 돼야 해소될 것"이라면서 "특히 서해안선 서울 방향은 오후 11시가 돼야 정체가 풀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외여행 첫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에는 아침 일찍부터 많은 여행객이 몰려 체크인 카운터와 출국심사대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서는 등 북적였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날 하루 8만4천609명의 이용객이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도착하는 여객까지 더하면 예상 이용객 수는 16만3천714명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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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도를 오르내리는 초여름을 방불케 하는 더위가 펼쳐진 30일 오후 전남 장성군 장성홍길동축제장 분수에서 어린아이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