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역활성 목적불구
쥐꼬리 할인에 중복혜택
기존 쿠폰보다 뒤떨어져
문광부 "업체 취합"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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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봄 여행주간'에만 누릴 수 있는 주요 관광시설과 식당 등의 할인혜택을 마련했지만, 할인율이 극히 낮거나 이미 무료인 입장권을 무료혜택으로 포장하는 등 생색내기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2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한국관광공사,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과 함께 국내 여행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여행주간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 '봄 여행주간'은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총 16일간으로, 문광부는 여행주간 홈페이지를 통해 이 기간 사용할 수 있는 할인혜택은 물론 각종 여행정보와 이벤트 등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번 여행주간은 최대 11일간의 '황금연휴'를 포함해 여느 때보다 관광수요가 높은 만큼 주요 관광지와 관광시설, 숙박업소, 식당 등 전국 1만5천여 곳에서 할인 행사에 참여 중이다.

하지만 업체들이 제공하는 할인혜택이 관광객의 발길을 끌어들이기는커녕 오히려 해당 혜택을 받으면 손해(?)인 경우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천에 위치한 워터파크 웅진플레이도시는 여행주간 혜택으로 30% 할인권을 제공하고 있으나 소셜커머스에서는 45%가량 할인된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다.

제휴카드 할인을 받을 경우에는 최대 60%까지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한화아쿠아플라넷 일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입장료 쿠폰도 최대 30%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여행주간 홈페이지가 아닌 한화아쿠아플라넷 홈페이지를 통해 구매할 경우 31% 할인받을 수 있다.

경인아라뱃길 등 전국 10여 곳에서 운영되는 해양레저체험교실은 무료이용 쿠폰이 없어도 평상시에 여행주간과 상관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전형적인 생색내기용이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해당 기간 인천 중구문화회관에서 진행되는 동화무용극 '신데렐라' 공연료를 20~30% 할인해주는 혜택 역시 여행주간이 아니더라도 중구 구민이나 홈페이지 회원이라면 받을 수 있는 혜택이다.

숙박료 표준금액을 기준으로 20% 할인하는 숙박업소의 할인쿠폰의 경우도 생색내기용의 대표적인 사례다. 업체들이 '호텔 사이트' 등을 통해 할인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쿠폰 이용 시 실제 할인혜택은 5% 안팎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실례로 인천의 한 호텔은 쿠폰 이용 시 6만원인 숙박료를 4만8천원에 할인받아 이용할 수 있다고 했으나 호텔 예약 앱에서 5만원에 판매하고 있어 결국 실질적인 할인혜택은 2천원에 불과하다.

성남에 사는 손모(33)씨는 "여행주간 홈페이지에서 카셰어링 업체의 3시간 대여료 무료 쿠폰을 이용하려고 보니 해당 업체에 회원 가입하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쿠폰과 똑같았다"며 "여행주간에만 받을 수 있는 특별한 할인혜택인 것처럼 홍보하고 있지만, 실상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문광부 관계자는 "지자체를 통해 해당 지역 내 업체의 참여를 독려하고, 업체들이 제출한 혜택을 취합한 것"이라며 "민간기업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른 참여이기 때문에 할인율에 개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운·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