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만에 인천 송도국제도시 랜드마크 구역의 개발사업자가 선정됐다. 대상산업, 포스코건설, GS건설, KDB산업은행, 메리츠종금증권, 메리츠화재해상보험, 부국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으로 구성된 대상산업 컨소시엄이다. 개발대상지는 송도 6·8공구 중 128만㎡. 여의도 절반 크기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컨소시엄과 협상을 거쳐 늦어도 9월에는 사업협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대상산업 컨소시엄이 선정된 것은 신용도가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적 투자자의 지분비율이 45%로 구성됐는데 그만큼 재정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얘기다. 건설출자자인 포스코건설과 GS건설의 신용등급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에 속한다.

컨소시엄 선정에서 재무적 안정성이 관건이 된 것은 10년 전 미국 포트만 컨소시엄과의 개발계획 추진이 무산된 경험이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7년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협약을 체결한 포트만 컨소시엄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151층 쌍둥이 빌딩 '인천타워'를 건설하는 등 모두 17조원을 투자해 230만㎡를 개발키로 했다. 컨소시엄에는 포트만 홀딩스 외에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이 참여했다. 이듬해인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까지 치러졌다. 현재 송도국제도시의 공식 도로명칭에 '인천타워대로'가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곧 불어닥친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침체로 개발계획은 무산됐다. 이번에는 그런 좌절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개발계획이 아직 일반에게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관련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단이 개발계획의 현실성, 창의성, 공공성, 미래비전 등을 두루 살폈으리라 믿는다. 다만 염려되는 것은 개발사업 촉진을 위해 컨소시엄 측에 상당한 크기의 용도 변경 및 조정 권한을 주었다는 점이다. 물론 토지의 용도별 총량을 유지하는 범위 안에서만 가능하다고 하나 자칫 개발이익만을 우선해 송도국제도시가 지향하는 미래상과 어긋나는 결과를 빚게 되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다. 그것은 컨소시엄 선정의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철저한 관리·감독기능이 지속적으로 유지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