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봄 가뭄으로 전국 일부 저수지의 저수율이 뚝 떨어져 농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지역은 논에 가둘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모내기에 차질이 예상된다.

12일 한국농어촌공사 농촌용수 이용정보를 살펴보면 전국 저수지 저수율(계측기 설치대상)이 평균 74%로 집계됐다. 평년보다 7% 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특히 경기지역 저수지 저수율이 평년보다도 20% 포인트 이상 떨어진 56%에 그쳤다.

강원도와 충남·북, 전남·북 저수지 저수율도 평년보다 10% 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이런 상황은 한국수자원공사 가뭄분석센터가 발표하는 전국 가뭄지도에도 나타난다.

가뭄지도에는 경기 안성과 화성, 충남 서산과 홍성에 '경고등'(주의단계)이 켜졌다.

3개월 전망치에서는 안성과 서산이 '심함 단계'로 한 단계 격상될 것으로 예측됐다.

심함 단계는 저수율 평균이 평년의 50% 아래로 떨어져 가뭄 피해가 예상돼 관정·우물 등 새로운 용수원을 개발해야 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경기 일부 지역은 지하수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임금님표 이천쌀'로 유명한 경기도 이천시는 극심한 봄 가뭄에 최근 8억4천만원을 긴급 투입해 관정 20곳을 개발했다.

이천은 지난해 이맘때 262㎜ 누적 강수량을 보였지만 올해는 같은 기간 누적 강수량이 96㎜ 밖에 되지 않았다.

경기도 여주 일부 지역은 농업용수원인 남한강 물줄기인 청미천이 말라 모내기에 비상이 걸렸다.

여주시는 최근 충북 음성군 감곡면 소재 동부하이텍 공장을 찾아 못자리에 사용할 물 공급을 위한 공업용수 지원을 부탁해 급한 불을 껐다.

국내 최대 간척지인 충남 서산시 A지구 물 부족도 심상치 않다. 이 지역의 올해 강우량은 평년대비 36% 수준인 63.9mm에 불과하다.

농어촌공사는 급히 담수호 물을 채워 용수 확보에 나섰지만 모내기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공사는 급히 굴삭기를 동원해 준설작업을 진행 중이며, 펌프로 물을 퍼내서라도 모내기용 물을 공급할 방침이다.

태안군도 사정은 비슷하다. 강수량이 지난 10년 평균의 45% 수준에 그쳤고 저수지 저수율 역시 62%대에 머물러 당장 모내기에 필요한 물 공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산지역 한 농민은 "가뭄이 계속되면서 저수지가 말라 모내기할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가뭄 피해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