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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70여 나라에서 12일(현지시간) 동시다발적으로 사상최대의 사이버 공격이 일어났다. 이번 사이버 공격은 우리 시간으로 12일 밤 영국에서 처음 알려진 가운데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국가들은 물론 미국, 중국, 러시아, 대만 등 76개 국가의 정부기관과 기업 등의 상당수 컴퓨터들도 같은 악성 소프트웨어에 감염돼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소식들이 속속 전해졌다. 사진은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의 통신업체 텔레포니카 본사 밖에 보안 카메라가 설치된 모습. /마드리드 A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사상 최대의 동시다발 랜섬웨어 공격이 발생해 전세계가 혼란에 빠졌다.

지금까지 집계된 피해만 99개국, 7만5천 건이 넘는다고 보안업체 어베스트는 집계했다.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내무부 대변인은 내무부 컴퓨터 약 1천 대가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러시아 이동통신업체 메가폰의 대변인도 자사 컴퓨터들도 상당수가 이번 공격으로 작동을 멈췄으며 콜센터 기능은 가까스로 복구했으나 대부분 사무실은 문을 닫아야 했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국민보건서비스(NHS) 산하 40여 개 병원이 환자 기록 파일을 열지 못하는 등 진료에 차질을 빚거나 예약을 취소했으며, 중국 신화통신은 중국 내 일부 중학교와 대학교가 공격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운송업체 페덱스는 자사 컴퓨터의 윈도 운영체제에 악성 소프트웨어 감염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최대한 신속하게 복구하려 노력 중이라고 발표했다.

프랑스 자동차 제조업체 르노 대변인도 "이번 공격으로 영향을 받았다"면서 "지난밤부터 공격에 대응하는 등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범죄조직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이번 사태는 악성 프로그램의 일종인 '랜섬웨어'에 감염된 컴퓨터들이 작동을 멈추면서 빚어졌다.

보안업계는 지난해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개발한 해킹 툴을 훔쳤다고 주장한 해커단체 '섀도 브로커스'(Shadow Brokers)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이에 NSA의 전방위 도청·사찰 의혹을 폭로했던 에드워드 스노든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다시 한 번 NSA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스노든은 트위터에 "NSA 당국이 실기하지 않고 병원 공격에 사용된 결함을 '알아차렸을 때' 이를 공개했더라면, 이번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성명을 통해 컴퓨터 운영체제를 업데이트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관련 정보를 적극 공유하고 있으며, 국내외 파트너들에게 필요한 기술 지원과 도움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양형종 기자 yang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