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 지난 13일 청와대 관저로 이사한 뒤 휴일인 전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여민관에 위치한 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기는 했지만 이사 후 집무실로의 공식출근은 이날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 시설 정비 문제로 취임 이후 사흘간 홍은동 사저에서 출퇴근을 해왔다.
청와대는 이날 문 대통령의 출근길을 언론에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오전 8시 54분 푸른빛이 도는 감색 양복에 흰색 셔츠, 하늘색 넥타이 차림으로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관저 문을 열고 나왔다. 정문 앞에는 주영훈 경호실장과 송인배 전 선대위 일정총괄팀장이 대기했다.
김 여사는 관저 정문인 인수문(仁壽門) 앞까지 나와 "가세요 여보, 잘 다녀오세요"라며 문 대통령의 뒷모습을 지켜보다 갑자기 5m가량 달려가 문 대통령의 옷매무새를 만지며 "바지가 너무 짧아요. 바지 하나 사야겠어요. 다녀와요"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환하게 웃으며 "요즘엔 이게 유행이래"라고 답했다.
인수문 바로 옆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가 재임 첫해 식목일인 2003년 4월 5일 식수한 소나무가 서 있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이틀간 이전 대통령들처럼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다가 참모들과 소통을 원활히 한다는 취지에서 비서동인 여민관 3층 집무실로 옮겨 일상 업무를 보고 있다.
여민관에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과 실무직원의 사무실이 있다.
문 대통령이 여민관 건물 앞에 도착하자 대기 중이던 임 비서실장은 "어서 오세요"라고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임 실장은 물론 같이 기다리던 윤영찬 국민소통수석과 악수한 뒤 기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무실이 있는 3층으로 이동했다. 이때 시간이 오전 9시 3분이었다. 관저에서 집무실까지 걸어서 딱 9분이 걸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