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밤늦게 박 전 의원에게 임명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의원은 19대 국회 때 충남 공주에서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돼 민주당 대변인과 대표 비서실장을 지냈으나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했다.
이후 충남도 정책특별보좌관을 지냈으며 이번 대선 때 안희정 캠프 대변인으로 활약했다. 문 대통령으로 민주당 후보가 결정된 뒤로는 민주당 선대위에 합류해 공보단 대변인을 지냈다.
청와대의 '얼굴'이자 대통령의 '입' 역할을 하는 대변인에 문 대통령과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한 안희정 충남지사 측 인물이 기용된 것은 문 대통령이 대통합·대탕평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선이 끝난 후 신임 당직자 인선과 원내대표 경선 등으로 자칫 분열할 가능성이 있는 당을 단합하게 하고 당청 간 결속을 강화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안 지사와 함께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이재명 성남시장 측 인물도 등용해 '대탕평' 기조를 이어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는 당내 단합뿐만 아니라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과도 원활하게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의원은 평소 차분하고 예의 있는 태도로 여야 의원을 막론하고 호평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정치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19대 국회 4년 임기 내내 고속버스와 대중교통을 이용해 지역구와 국회를 출퇴근하며 성실성을 인정받은 동시에 2년 연속 '백봉신사상'도 받는 등 합리적 품성으로 폭넓은 대인관계를 형성했다.
당 대변인과 원내대변인 등 총 5번의 대변인을 지내면서 언론과의 소통에서 강점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문 대통령도 실무적인 면과 정무적인 면에서 충분히 대변인직을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는 인수위 없이 정권을 출범시킨 상황에서 언론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보고 대변인 인선을 서둘렀지만 여의치 않았다.
애초 염두에 두고 청와대 대변인으로 임명하려 한 중견 언론인이 이를 고사하면서 문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된 후 며칠이 지나도록 대변인은 공석으로 남아 있었다.
이 때문에 임종석 비서실장을 비롯해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권혁기 춘추관장이 취재진 앞에 하루가 멀다고 나서서 대언론 창구 역할을 해왔다.
늦은 감이 있지만 박 전 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첫 청와대 대변인으로 내정되면서 청와대와 언론, 국민 간 접촉면이 넓어지고 소통의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의원은 16일 청와대에서 정식으로 취재진 앞에 서서 대변인으로서의 각오 등을 밝힐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