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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파상풍·백일해 등 기준 강화·A형간염, 40대 미만으로 연령 확대
황열·콜레라 새롭게 추가… 치료 거부 '왜곡된 모성애' 강력 경고


최근 '약 안먹이고 아이 키우기(이하 안아키)'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부모들이 논란이 되면서 예방접종의 효능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가운데 질병관리본부가 6년만에 예방접종 지침을 개정하고 기준 강화에 나섰다.

질병관리본부가 표준예방접종 지침을 보급하기 위해 백신관리방법과 국내외 감염병 역학정보 등을 수록한 '예방접종 대상 감염병 역학과 관리 지침'을 전부 개정해 발표했다. 이번에 개정된 지침을 통해 A형 간염을 비롯해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등 기존 감염병 예방접종 기준이 강화됐으며, 황열, 콜레라 등 감염병이 새롭게 추가됐다.

특히 A형간염은 기존에 검사없이 접종하는 연령을 30세 미만으로 규정했지만, 개정된 지침에는 40세 미만으로 확대됐다. 이는 30~40대 이상 성인에서 A형간염 발생비율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 보고된 A형간염 환자건수를 보면 2000년대 들어 30대 증가율이 꾸준히 증가하는데, 2008년 3천250명, 2009년 6천312명 등으로 매우 높았다가 이후 주춤하는 모양새를 띠었지만, 지난해에는 다시 2천31명이 감염되며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실제로 1980~90년대 30대의 A형간염 면역항체 형성률이 100%였지만 최근 50%대로 절반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미 정부는 2015년부터 '어린이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을 통해 2012년 이후 출생한 영유아를 대상으로 2회 접종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을만큼 A형간염에 대한 경각심이 높이고 있는 추세다.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도 접종 기준이 대폭 확대됐다. 기존에는 영유아를 비롯해 11~12세까지 접종해야 했는데, 개정된 지침은 11세 이후에도 Td 백신으로 10년마다 추가접종 해야 하며 이는 성인 연령에서도 3종 감염병에 대한 접종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 추가된 황열은 검역 감염병이다. 황열 감염 위험지역을 여행하거나 예방접종 증명서를 요구하는 국가를 방문하는 사람은 최소 10일 전에 1회 접종을 마쳐야 한다. 황열백신은 1회 접종으로 평생 면역력을 획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염된 물이나 음식으로 전파되는 콜레라의 경우 잠복기가 2~3일에 불과해 적절한 치료와 격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주변으로 확신이 쉬운 감염병이다. 이에 따라 콜레라 유행지역에 거주했거나 예방접종 증명서를 요구하는 국가에 입국했을 때는 연령에 따라 기초접종과 추가접종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강화된 지침을 발표하면서 예방접종과 같은 현대 의학에 대한 불신으로 아기에게 꼭 필요한 접종 및 의료치료를 거부한 채 양육하는 부모들에 대해서도 강하게 경고했다.

공인식 예방접종관리과장은 "예방접종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백신에 대한 강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 이슈가 된 극단적인 자연주의 치료법 맹신으로 예방접종을 기피하는 부모들이 있는데 감염병의 재유행을 초래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환종 서울대 소아감염 교수도 "예방접종은 비용 대비 편익 면에서 매우 효과적으로 흔히 사용되는 공중보건 중재의 수단"이라며 "그간 예방접종을 통해 수많은 질병들이 현저히 감소되다보니, 오히려 병의 위험성보다 접종의 부작용만 더 부각돼 거부하는 현상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