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폭등했던 계란 가격이 2차 급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AI가 지난달 초 마지막으로 발생한 뒤 한 달 넘도록 추가로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계란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가격이 재상승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명절이나 부활절 등 특수가 없는 상황에서 재개된 가격 상승세는 사재기 등의 영향일 가능성이 있어 당국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날 계란 한판(특란, 30개)의 평균 소매가격은 8천원 선을 다시 넘어서 8천27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AI 발생 여파와 설 성수기가 겹치면서 한판에 평균 9천 원대로 상승했던 계란 가격은 수입 계란 및 비축 물량 공급으로 하락하면서 2월 10일부터는 평균 7천 원대 중후반으로 떨어졌다. 이후 3개월 동안 7천원대를 유지해 왔지만, 최근 들어 다시 서서히 가격이 오르면서 3개월 만에 8천 원 선을 다시 넘어섰다.

계란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경기남부 일부 소매점에서는 계란 1판이 1만원을 넘은 곳도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시중 대형마트의 경우 AI 사태 이전에는 계란을 보통 3일 치 판매량을 창고에 두고 관리했는데, 이제는 겨우 하루 치만 공급이 된다고 한다"며 "그만큼 심리적인 수급 불안이 크다 보니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해 가격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I로 살처분한 농장 중 상당수가 방역 규정에 따라 아직 '입식'이 금지돼 있어 계란 생산량이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 역시 수급 불안을 부채질 하고 있다.

이같은 계란 가격 상승에 대응해 농식품부는 관계 부처와 합동으로 사재기 등 현장 점검에 나섰으며, 경기도 역시 불법 식용란 유통 점검에 돌입했다.

/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