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로 출마했던 홍준표 전 경상남도지사가 페이스북을 통해 올리는 글들이 정가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대선 때부터 '언론'은 우리 편이 아니라며 페이스북 정치를 펼쳐온 그가 대선 이후에도 거침없는 논평을 쏟아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

미국에 체류 중인 홍 전 지사가 날 선 공격을 퍼붓고 있는 대상은 주로 당내 친박(친박근혜)계와 문재인 대통령이다. 발언 수위도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그래서 그의 이런 발언은 정치권 복귀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요즘은 부쩍 친박 진영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그는 2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이 탄핵된 세력들이 또다시 준동한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몇 안 되는 친박(친박근혜)이 자유한국당의 물을 다시 흐리게 한다면 이제 당원들이 나서서 그들을 단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국 보수세력을 이렇게 망가지게 한 세력들은 이제 반성하고 역사에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전 지사의 발언은 한국당이 주중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준비에 착수할 예정인 상황에서 일부 친박계 인사들이 당 대표나 원내대표 등 지도부 입성 의향을 피력하는 것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는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한 견해를 밝히지 않았지만, 여건이 형성되면 당권에 도전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인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발언 수위도 강하다. 지난 19일 문 대통령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인사를 놓고서는 '탄핵감'이라는 표현도 썼다.

그는 "트럼프가 FBI 국장을 부당 해임해 탄핵위기에 처한 것과 다를 바 없는 코드 보은 인사와 수사 지휘"라며 이같이 비난한 것이다.

홍 전 지사의 이런 정치행보는 20년 전 대선 패배 후 이듬해 제1야당의 '선장'으로 재기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연상케 하고 있다. 대선 후 공백기 없이 당권을 다시 거머쥔 과거의 사례를 모델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려는 의도라는 게 중론이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