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참사 '전형적 인재'
정부, 정기점검 민간 이관
관리주체도 불명확 '불안'


끊이지 않는 크레인의 안전사고 원인으로 건설현장의 고질적인 하도급·재하도급 문제가 지목된다. 또 이권으로 분리된 임대·설치·해체 작업의 소통 단절, 비용절감으로 생략되는 안전비용 및 장비 노후화 등이 모두 맞물려 발생하는 전형적인 인재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정부는 오히려 정기 안전점검을 민간업체에 이관하는 등 규제를 완화하고, 외국과 달리 크레인의 법정 사용연한에 대해 제재를 하지 않아 장비 노후화를 방치하는 등 사실상 사고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고용노동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3명이 죽고 2명이 중상을 입은 남양주 타워크레인 사고는 부품결함이 사전에 발견됐음에도 공사가 강행되면서 발생한 전형적인 안전불감증에 의한 인재로 확인되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 있던 노동자들로부터 부품결함에 대한 진술을 확보해 설비결함과 운전자 과실,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31명의 사상자를 낸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의 크레인 사고 원인도 크레인 기사와 신호수들이 작동·중지 신호를 교환하는 과정에 착오를 일으켜 발생한 것으로 무게가 실린다.

이 같은 크레인 사고는 최근 2년 동안 18차례 발생해 32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다쳤다. 하지만 정부는 사고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08년 한국산업안전공단이 담당하던 정기 안전점검을 민관업체에 이관해 운영 중이다. 이들 업체는 6개월마다 각 현장 타워크레인에 대한 점검을 진행하고 있지만, 형식적으로 진행되다 보니 부품결함 및 설치 상태 등의 조사에 불안요소가 상당히 많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3t 이하 무인 크레인의 경우 18시간 교육만 이수하면 누구나 면허를 딸 수 있을 정도로 자격 요건이 허술하고, 해외와 달리 장비 노후화 등 사용 연한의 제재도 마련돼 있지 않아 안전사고의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노동계에서는 종합적인 안전관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크레인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건설현장에서 시공사와 크레인 임대·설치·해체 업체가 각각 분리돼 안전관리주체가 명확하지 않고 신호수 미고용 등 안전비용이 생략되는 점도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하면 모든 책임을 노동자의 안전불감증 탓으로 돌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데, 근본적인 문제는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열악한 환경"이라며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