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으로 참석하는건 오늘이 마지막… 반드시 성공 다시 찾겠다"
"국민이 원하고 이익된다면 실천… 늦추면 설득" 개혁·소통 강조
여야 지도부등 정치인·시민 5만여명 참여… 한국당은 논평 대체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8주기 추도식에서 소통과 개혁을 강조하며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또 "저는 앞으로 임기동안 (고 노무현)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하겠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당신을 온전히 국민께 돌려드린다.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개혁도 저 문재인의 신념이기 때문에 또는 옳은 길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과 눈을 맞추면서 국민이 원하고 국민에게 이익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나가겠다"며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제가 요즘 국민들의 과분한 칭찬과 사랑을 받는 것은 제가 뭔가 특별한 일을 해서가 아니다"며 "정상적인 나라를 만들겠다는 노력, 정상적인 대통령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이 특별한 일처럼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을 위한 노력이 특별한 일이 될 만큼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심각하게 비정상이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국민이 앞서가면 더 속도를 내고, 국민이 늦추면 소통하면서 설득하겠다"며 소통 의지도 드러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민주주의와 인권과 복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나라, 지역주의와 이념 갈등, 차별의 비정상이 없는 나라가 그의 꿈이었다"며 "그런 나라를 만들기 위해, 대통령부터 초법적인 권력과 권위를 내려놓고, 서민들의 언어로 국민과 소통하고자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꿈을, 참여정부를 뛰어넘어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 나라다운 나라로 확장해야 한다"며 "우리가 안보도, 경제도, 국정 전반에서 훨씬 유능함을 다시 한 번 보여줍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당신이 그러했듯, 국회도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로 거듭나겠다"며 "특권과 반칙 대신 상식과 정의가 숨 쉬는 나라, 지역주의와 기회주의를 극복하고 통합과 원칙이 바로 선 나라, 권력과 기득권이 득세하지 않고 열심히 땀 흘리는 사람들이 대접받는 나라라는 대통령의 꿈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추모식은 시민 5만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지도부와 주요 정치인들도 참석해 노 전 대통령을 기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도부 포함 60여명이 참석했고 국민의당 지도부와 안철수 전 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도 자리를 지켰다.
자유한국당은 대신 논평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은 탈권위주의와 소통의 리더십으로 반칙과 특권 없는 사회를 만들고자 했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