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축구부 감독이 사직한 뒤 축구클럽을 창단했다. 이 클럽에는 감독시절 가르쳤던 제자들이 10명 이상 가입했다. 감독은 클럽 회원비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학교 측은 이 클럽 선수들에게 운동장을 빌려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찰이 내사 중인 가운데 해당 교육청이 감사에 나섰다. 지역 사회의 동요를 잠재우고 학교체육의 불편한 진실을 규명하려면 철저한 조사와 수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천시 대월중학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이 학교 축구부 감독으로 축구선수 출신 왕모씨가 부임했다. 이 감독은 지난 2015년 10월 말께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FC 대월'이라는 축구클럽을 창단했다. 여기에는 대월중 축구부원 45명 가운데 16명이 입단했다. 축구부가 쪼개졌지만 선수들은 소속에 관계없이 학교 운동장과 합숙소를 같이 이용했고, 왕 감독이 공동 지도했다. 이 과정에서 고질적인 돈 문제가 불거졌다. 클럽 선수들은 왕 감독 계좌에 매달 80만원씩 송금했고, 축구부원들도 64만원씩 보냈다. 기존에 축구부만 있을 때는 지도자 인건비 명목으로 16만원씩 학교계좌로 보냈다고 한다. 학부모들은 왕 감독이 감독직을 내던지고 클럽을 창단한 배경은 바로 돈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천경찰서는 왕 감독에 대해 내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의혹이 제기된 만큼 수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천교육지원청도 진상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교육청은 이미 학교 관계자들로부터 관련 자료를 제출받았고, 유선 보고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청은 왕 감독이 학부모로부터 무리하게 돈을 받았는지, 클럽 선수들이 학교시설을 이용하게 한 경위 등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월중학교의 전 축구부 감독과 관련한 의혹은 아직 사실로 밝혀진 게 없다. 당사자의 직·간접 진술을 확보한 것도 없다. 하지만 의혹이 제기되면서 지역사회와 학교, 학부모, 학생이 동요하고 있다. 잊을만하면 독버섯처럼 다시 불거지는 게 학교 체육비리다. 뿌리 깊은 고질이고, 사회 병폐다. 교육청은 진실이 무엇인지 자세하게 들여다보고 따져봐야 한다. 경찰은 위법행위가 있다면 철저하게 수사해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
[사설]다시 불거진 학교 체육비리 의혹, 진실 가려야
입력 2017-05-29 19:32
수정 2017-05-29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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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3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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