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4일 임동원(林東源) 통일장관 해임건의안 가결로 정국이 '신(新)
여소야대' 구도로 재편됨에 따라 정국운영 기조의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판
단, 정기국회 운영 방향 등 정국운영 전반에 대한 새로운 구상 및 전략 마
련에 착수했다.
민주당은 '1여 2야'라는 새로운 정치지형 속에서 다수당이 돼야 정국을
주도할 수 있다는 이른바 '수(數)의 정치'에서 탈피, 한나라당을 포함한
각 정파와 사안별 공조를 모색하는 협의제 민주주의를 지향해 나가기로 했
다.
한나라당도 정경분리 원칙에 입각, 경제와 민생 문제에 대해서는 초당적
인 협조를 아끼지 않겠으며, 원내 제1당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
는 원칙을 재확인함으로써 향후 정국운영 방향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와 소속의원이 참여하는 연수회를 잇따라 열
어 당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대북 햇볕정책 기조는 흔들림없이 유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한나라당이 포용정책을 계속 흠집낼 경우 국민들과의 직
접 대화를 통해 국민저변의 지지를 유도해낸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김중권(金重權)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국이 일대변화를 맞고 있는
만큼 당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확립하고 국정의 안정적 운영을 이룩해가
자'며 '이제 여야가 서로 주고받고 함께 협력하는 정상적인 당대당의 관계
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수의 정치'에서 '협의제 민주주의'로 전
환할 뜻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주요당직자회의와 총재단.지도위원 연석회의를 잇
따라 열어 정부정책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려나가되 협조할 것은 협력하는
성숙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나가기로 의견을 모으고 새로운 대여관계 모색
에 나서기로 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총재는 법과 원칙의 기조하에서
원내 제1당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을 배가할 것'이라며 '순리
에 따른 대통령의 정치회복, 경제살리기, 대북교류 노력에는 언제든지 협
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자민련은 오전 마포당사에서 김종호(金宗鎬) 총재권한대행 주재로 당5역
회의를 열어 대북.안보정책, 언론 국정조사, 국정감사 등에서 원내 캐스팅
보트를 십분 활용하고 한나라당과의 선택적 협력을 통해 당 위상을 높이기
위한 독자노선을 걷는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자민련은 특히 이번 정기국회에서 한나라당과의 공조를 모색, 여당의 실
정을 강도높게 비판하는 한편 자민련 교섭단체 요건완화를 위한 국회법 개
정에 당력을 결집시키기로 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