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시작전 인파로 북새통
60대·고교생도 참여 진풍경
경력요구 업체많아 '아쉬움'
긴 대기시간에 상담 포기도
"정규직 채용 기대를 하고 왔는데 면접 보려면 3시간을 기다려야 한대요. 설령 기다린다고 해도 채용이 될까요…."
1일 낮 12시30분께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협력사 채용박람회'가 열린 인천 중구 하버파크호텔은 한 손에 이력서를 든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박람회 시작 시각은 오후 1시. 그러나 시작 전부터 문도 열리지 않은 박람회 2층 입구 앞으로 50여 명의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 발디딜 틈이 없었다.
1시가 넘자 사람들은 점점 더 몰렸다. 5분도 채 되지 않아 2층 홀과 계단을 메우더니 하버파크호텔 출입구 밖 30여m까지 줄을 서기 시작했다.
면접을 위해 정장 차림으로 온 청년도, 졸업을 앞둔 특성화 고등학교 학생도, 재취업을 준비하는 50~60대 장년도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과 긴장감으로 줄을 섰다. 안내책자는 금세 동났고 줄이 너무 길어 면접도 채 보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김철희(55·서구)씨는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지만, 기계 쪽 기술이 있고 공항에 좋은 일자리가 생길 것 같아 왔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했다"며 "취업이 어렵다는 것이 몸소 느껴지며, 다른 취업박람회에 가봐야겠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날 박람회를 찾은 사람은 4천500여 명. 행사를 주관한 중구가 애초에 예상했던 2천명보다 2배를 훌쩍 넘겼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장으로 18곳 협력 업체에서 1천여 개 일자리가 창출돼 많은 관심이 몰린 데다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인천공항 협력사 직원 등 비정규직 직원 1만여 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하면서 질 좋은 일자리에 대한 기대감이 표출된 것이다.
50여 명의 학생과 함께 박람회에 참가한 인천비즈니스고등학교 취업관리부 조현주 교사는 "최근 정부에서 정규직 전환 등 질 좋은 일자리에 대한 기대로 아이들과 함께 찾아왔다"며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보안·경비·환경 등의 모집 분야로 30~50대 중장년층이 주 구인대상이 되면서 다른 연령층은 눈높이에 맞지 않아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최재훈(26·대학생)씨는 "대학을 막 졸업해 아직 자격증이 많지 않은데 경력을 요구하는 기업이 많고 중장년층을 우대해서 취업의 벽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오수정(인천비즈니스고등학교3)양은 "고등학생은 면접조차 보지 않는 업체도 있었다"고 했으며 김지완(60)씨는 "60대를 뽑는다는 공고와 달리 막상 나이가 많다고 이력서를 받지 않더라"고 하기도 했다.
중구 관계자는 "예상 인원보다 2배 이상 몰려와 5시가 넘어서도 면접이 진행될 정도였다"며 "취업이나 경제가 많이 어렵다는 것을 느꼈지만, 많은 시민들이 좋은 일자리를 찾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