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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회의장이 1일 오후 화성 매향리사격장 사격통제소를 방문해 채인석 화성시장과 함께 수원 군 공항 이전 예정부지를 둘러보고 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민심 확인위해 수원 보현선원 찾아
김진표·김영진·백혜련 의원 배석
염태영 시장 '수십년 소음피해' 호소
갈등염두 화성시 이전 못박지않아

송산 車안전연구원·매향리사격장에
"범람 위험 시민 레저공간 잃게 돼"
채인석 시장·이원욱 의원 반대 피력
丁의장 "같은 당인데 잘 해결해보라"


새 정부 출범에 따른 도민의 민심을 확인하기 위해 1일 수원시와 화성시를 잇따라 방문한 정세균 국회의장을 두고 두 지자체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국회의원들이 총출동해 군 공항 이전추진과 반대를 놓고 치열한 로비전을 펼쳤다.

수원시 측은 군 공항 이전을 국정과제로 삼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반해 화성시는 화성호 이전 전면 백지화를 주문했다.

이날 정 의장은 오전 11시 수원 보현선원을 방문하는 것으로 첫 일정을 잡았다. 수원을 지역구로 둔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과 김영진·백혜련 의원과 간단한 다과회를 한 뒤, 염태영 수원시장까지 참여한 가운데 오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염 시장은 수원 군 공항으로 수원시는 수십 년 간 받아온 소음 피해 등 애로 사항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공항 이전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수원 군 공항 이전에 앞장서 온 김 위원장을 옆에 두고 정 의장에게 새 정부의 중점 과제로 추진해 달라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다만, 염 시장은 국방부의 군 공항 이전 부지 선정 이후 화성시와 갈등을 빚어온 만큼 이전 부지가 화성시여야 한다고는 못 박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장은 오후 일정으로 4차 산업혁명의 전초 기지인 도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화성시를 찾았다. 화성시 송산면의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자율주행차 연구현장을 둘러본 정 의장의 다음 방문지는 군 공항 이전 부지인 화옹지구와 인접한 매향리 사격장이었다.

매향리 사격장은 지난 1951년부터 지난 2005년까지 미군의 폭격장으로 쓰인 뒤 현재는 유소년 야구시설인 화성드림파크가 준공돼 있는 곳이다.

정세균 수원 방문18
정세균 국회의장이 1일 오전 수원시 장안구 보현선원을 방문해 염태영 수원시장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수원시 제공

또 사격장 부지는 평화공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화성이 지역구인 이원욱 의원과 채인석 화성시장은 정 의장과 사격통제소를 함께 방문해 군 공항이 화성으로 와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채 시장은 "(군 공항 이전으로)또 한 번의 소음 피해를 받아선 안 된다"면서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바닷가인 화옹지구 일대에 갑자기 군 공항 이전 계획이 세워지면서 시민들은 레저 공간을 잃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화옹지구는 해수면보다 낮은 지역이라 자칫 범람으로 군 시설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정 의장이 "화옹지구가 최적지인가?"라고 묻자 이 의원은 "민가가 없고, 발전소만 있는 충청남도 당진이 최적지"라고 답변했다.

군 공항 이전 문제의 전면 백지화를 요구한 셈이지만, 정 의장은 이에 대해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사격통제소에서 내려와 이동하던 중 채 시장이 다시 "(군 공항 이전으로 각종 사업들이)재편성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지만 정 의장은 웃으며 "(같은 당인데)형제들끼리 잘 해결해 보라"고만 대답했다.

/김순기·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