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정기획위원장 수원 동행
국정과제 격상 이전 힘실리나 촉각

채시장은 김위원장까지 거론 '불편'
丁의장측 "민생탐방일뿐" 한발 빼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잠시 누그러졌던 수원시·화성시 간 군공항 이전 갈등이 정세균 국회의장이 1일 수원과 화성을 차례로 방문한 것을 계기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화성시는 국회 수장이자 권력서열 3위인 정 의장에게 군공항 이전의 부당성을 강조했고, 수원시는 군공항 이전의 당위성을 거론했다.

특히 화성시는 정 의장의 수원 방문 때 수원비행장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현재 새 정부 기틀을 짜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진표 의원이 함께 한 점을 들어 군공항 이전이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로 격상되는 게 아니냐며 경계심을 감추지 못했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11시 20분께 수원 보현선원을 방문해 다과와 점심을 했다. 이 자리에는 성관스님과 염태영 수원시장, 더불어민주당 김진표·백혜련·김영진 의원 등이 함께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정 의장에게 군공항 이전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의 참석만으로도 군공항 이전과 관련해 수원시에 힘이 실렸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국정기획위 업무로 눈코 뜰새 없는 와중에도 짬을 내 자리를 함께 했다. 염 시장의 경우는 화성시를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수원 군공항의 문제점만을 정 의장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장은 이후 화성시로 이동해 자동차 안전연구원, 옛 쿠니사격장·화성드림파크·전곡항 등을 방문했고 채인석 화성시장 외에 민주당 이원욱 의원 등이 동행했다. 채 시장은 화옹지구 군공항 이전 예비후보지를 둘러보는 자리에서 군공항 이전의 부당성을 강하게 항변했다.

채 시장은 소음 피해·시민들의 레저공간 상실·해수 범람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군공항 이전은 안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채 시장은 "(비행장이 이전되면 각종 사업들이) 재편성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그걸 김(김진표의원)위원장도 아시는데 왜 그러시는지 모르겠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채 시장이 이처럼 같은 당 소속이자 선배 정치인인 김진표 위원장까지 거론하며 비판하자 일각에서는 지나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에 대해 화성시 한 관계자는 "김진표 위원장이 혹 군공항 이전 문제를 국정과제로 격상시킬 것을 우려해 한 말일 뿐 다른 의도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수원시·화성시 양측으로부터 수원군공항 관련 로비를 받은 정 의장의 한 측근은 "이번 방문 일정은 4차산업 현장방문과 민생탐방을 위한 것"이라며 "군공항 이전 문제는 수원시와 화성시가 풀어야 할 문제라는 게 정 의장의 생각"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김순기·강기정·신지영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