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경기도지사, 선거는 이미 시작됐다

대선통해 이재명·심상정 강력 부상
김진표·안민석등 진보 후보군 ↑
최성·염태영 시장들 행보도 '관심'

남지사 성과 관리 재선 돌입 분석
보수 홍문종·원유철·정병국 가능성


"이렇게 많은 정치인들이 거론된 적도 없습니다."

경기도지사 후보군을 거론하며 꺼낸 한 정치권 인사의 말이다.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둔 현재 경기지사에 자천타천 거론되는 정치권 인사만 20여 명이 넘는다. 각 정당 유력 정치인에 더해 지방자치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지방자치에 성공모델을 만든 기초단체장의 도전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현재 다당 체계인 데다 정권이 교체되면서 진보진영 후보군이 급속히 늘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내년 본격 지방선거 국면에 접어들면 진보와 보수 진영간 단일화와 합종연횡의 정계개편으로 후보군이 압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진보, 심상정·이재명에 쏠릴 눈. 김진표·김상곤 다크호스

=여당에서는 차기 경기지사 후부로 이재명 성남시장이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다. 이 시장은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출마를 놓고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경기도지사 출마 요구가 이어지면서 경기도 쪽으로 기울었다는 말도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이 시장의 출마 여부에 따라 구도가 출렁일 것으로 분석된다. 김진표 의원은 본인이나 최측근 인사들이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주변에서 출마설이 여전히 흘러나온다. 실패를 맛본 경기지사 직에 미련이 남은 데다 자신의 마지막 길로 인식하고 있다는 게 주변인들의 설명.

현 정부에서 '총리'급으로 임명되지 않는 한, 경기지사 출마가 맞다는 주변의 설득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해철 도당 위원장은 친문계로 최근 당내에서 급부상했지만, 아직 경기도 전체의 인지도 등은 떨어진다는 평가다. 출마보다는 현 정부에서의 역할론이 더욱 유력하다는 시각도 있다. 안민석 의원은 이번 달 중 수원을 시작으로 북토크쇼를 가지며 출마여부를 타진할 예정이다.

최재성 전 의원도 도지사직에 관심을 보인다는 전언이다. 교육부장관으로 거론되는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도 경기지사 단골 후보군이다. 경선 참여경험이 있는 이종걸 의원도 출마 가능성이 있다. 이밖에 최성 고양시장·염태영 수원시장·김만수 부천시장·김윤식 시흥시장 등 기초단체장의 광역단체장 출마여부도 관심거리다.

한편 대선의 최대 수혜자(?)로 불리는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강력한 경기지사 후보로 분류된다. 경기북부라는 확실한 연고는 물론, 여타 후보보다 인지도에서 앞선다.

대선을 통해 검증을 마쳤다는 것도 장점이다. 당내 출마후보군이 적은 정의당 입장에서는 심 의원을 경기지사로 출마시키는 게 유일한 대안일 수도 있다. 국민의당에서는 손학규계인 이찬열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보수, 남경필의 재선이냐? 새로운 인물의 발굴이냐?

=남경필 경기지사는 대선도전 실패 이후 도정에 복귀했다. 차기 출마에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고 있진 않지만, 그렇다고 부정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도지사는 성과를 낼 수 있는 자리다"며 재선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도 내부에서는 남 지사가 사실상 재선 플랜에 돌입했다고 분석한다. 그동안의 성과를 관리하고 새 비전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

보수 진영에서는 현재 여당만큼 많은 후보군을 가지고 있진 않다. 3년 전 선거에서도 남 지사는 사실상 차출되듯이 지방선거에 나섰었다.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홍문종 의원이 가장 많이 거론된다. 경기북부 중심인 의정부 출신인 데다 친박의 대표주자로 인지도가 높다.

명예회복 의지가 높은 친박을 대표해 경기지사직 탈환을 노릴 수 있다. 현재 당권 도전에 뜻을 둔 원유철 의원과 5선의 심재철 의원도 당과 주변인으로부터 출마를 통한 역할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있다. 또 안성출신 김학용 의원 역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역정가는 분석중이다.

이밖에 현재 3선인 이석우 남양주시장도 경기지사 출마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정당에서는 정병국 의원의 도전 가능성이 점쳐진다. 옛 새누리당 시절 남 지사와 경선을 치른 적이 있는 데다, 초대 당 대표를 지내며 인지도를 높였다. 경기 동부권 맹주 자리에 있는 정치인으로 더 큰 정치를 바라는 지역민들의 기대도 있다.

/김순기·김태성·신지영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