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사례가 전국에서 잇따라 발생하면서 종식되는 것처럼 보였던 AI가 두 달 만에 재확산 될 위기에 놓였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AI 양성판정을 받은 농장은 발원지로 추정되는 군산 농장 1곳을 비롯해 제주(6농장), 경기 파주(1농장), 경남 양산(1농장), 부산 기장군(1농장), 전북 익산(1농장) 등 11곳이다. 정부는 군산의 종계농장으로부터 중간유통상과 전통시장 등을 통해 유통된 오골계 3천600마리가 이번 AI를 퍼뜨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파주 양계농장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군산 종계농장과 같은 것으로 확진돼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파주지역 AI는 2011년 1월 이후 6년 5개월 만의 일인데, 이 곳에서 출하된 토종닭이 이미 남양주·포천의 전통시장으로 유통된 것으로 나타나 걱정이다. 도는 이들 전통시장 토종닭이 대부분 개인에게 판매돼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해당 지역 이·통장 등을 통해 탐문조사를 벌이거나 SNS 등을 통해 자진신고를 유도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소규모 농가를 중심으로 퍼진 이번 AI가 밀집 사육단지나 대규모 양계장 등으로 유입될 경우 재확산은 시간문제다.

추가 발생한 AI로 인해 장바구니 물가 또한 고공행진을 할 전망이다. 안 그래도 때 이른 무더위 때문에 일찌감치 축산·수산물 가격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었는데, AI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가금농가를 대상으로 한 일시 이동제한 명령이 길어지게 되면서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발생했던 '달걀대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커졌다. 올초 정부는 미국 등 외국에서 항공편을 이용해 달걀을 긴급 수입했다. 그러나 가격을 크게 끌어내리지는 못한 바 있다.

여러모로 진퇴양난인 상황이다. 국민 안전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가 이번 사태를 어떻게 수습할지 국민들이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금류 살처분만이 능사가 아니라 보다 선진화된 축산시스템 마련 등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를 잡기 위한 근본 대책도 제시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