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희 SK브로드밴드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뇌물 요구' 사건 심리 증인으로 나와 K스포츠 재단의 지원 경위에 대해 증언했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재판에서 이 사장은 "30억원을 주겠다고 하면서 우회적 거절 의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이 최태원 SK회장과 독대하며 지원을 부탁한 사업에 대해 30억원 정도 출연을 제안했느냐"고 질문하자 이 사장은 "요청을 들어주면 법적 리스크가 나올 수 있다고 봤다"며 미묘한 거절의 표시를 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이 사장은 SK그룹에서 대관 업무를 맡으면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수시로 연락한 인물이다. 안 전 수석은 SK그룹에 K스포츠 재단 지원 등 스포츠 용역 사업비로 총 89억원을 지급하는 제안서를 전달했지만 실제 계약은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검찰은 최 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하면서 CJ헬로비전 인수를 비롯해 면세점 사업자 선정,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의 조기 석방 등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한편, 16일에는 김창근 전 SK수펙스추구협의회장(부회장)과 박영춘 수펙스추구협의회 CR팀장이 증인으로 나선다. 22일에는 최 회장이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