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이 보수 주도권 경쟁관계인 자유한국당을 향해 연일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반면 한국당은 바른정당을 향해 전대 이후 통합 내지 연대 분위기도 있지만, 선별적 입당론을 제기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보수정당 간 동상이몽을 꾸고 있다.

양당이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각각 진행 중인 와중에 바른정당 당권 주자들 대부분이 한국당 유력 주자인 홍준표 전 경남지사를 겨냥해 가시돋친 발언을 쏟아냈다. 김세연 사무총장은 당 회의 때마다 한국당과 홍 전 지사를 향해 비판을 쏟아내 왔다.

김 사무총장은 2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지역정당, 극우정당으로 가는 한국당의 처지가 딱하다"며 "지역주의에 편승하고 권위주의에 심취한 정당은 몰락한다"고 공격했다.

또 한국당이 7·3 전대를 동원행사 대신 봉사와 기부 이벤트 위주로 준비한 것에 대해 "이미지 쇄신이 아니라 본질을 바꿔야 한다"며 "치부가 드러나도 문제의 핵심으로 파고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권 주자인 이혜훈 의원은 홍 전 지사가 친박(친박근혜)과의 결별을 주장한 데 대해 "홍 전 지사가 말한 친박 프레임을 벗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고 하태경 의원은 홍 전 지사가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을 향해 '신문 갖다 바치고, 방송 갖다 바치고, 조카 구속시키고, 겨우 얻은 자리가 청와대 특보'라고 말한 것을 두고 개그콘서트로 비유했다.

이에 공격 당사자인 홍 의원은 이날 당 초재선 의원 74명이 참석한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바른정당은 한국당에서 떨어져나온 기생정당"이라며 당 대 당 통합이 난센스라고 밝힌 뒤 "우리가 제대로 쇄신만 하면 대부분 돌아올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끼리 총질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인사들을 겨냥해 "나이가 60이 돼도 소장 개혁파라고 하는 것이 어이가 없다", "그분들이 개혁정책, 개혁입법 내놓은 것을 본 일이 없다"고도 했다.

보수정당에 몸담았던 한 전직의원은 "서로 겉으론 총질하면서도 내심 통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