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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신의 알바', '알바계의 로또'로 불리는 게 아니에요. 쾌적한 근무환경과 정확한 출퇴근 시간, 높은 시급을 받는데 당연히 몰릴 수밖에요"

안산의 한 사립대에 다니는 강모(20·여)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 여름방학에도 안산시청 사무보조 아르바이트(알바)를 지원했다. 지난해 여름 한 달여 기간 동안 안산시청에서 알바생으로 근무하면서 주말을 꼬박 쉬었는데도 120만원에 달하는 임금을 받아 생활비와 학비에 적지 않은 보탬이 됐기 때문이다.

강씨는 "4대보험은 물론 상대적으로 육체노동도 적고 더운 날씨에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은 다른 알바와 비교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최모(24)씨도 고양시청에서 사무보조 알바를 뽑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지원서를 제출한 상태다. 서류 관리나 전산자료 정리 등의 업무를 보조하면서 행정업무를 미리 경험할 수 있어서다.

최씨는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면 행정 업무에 대해 보다 자세히 설명해 준다"며 "주변의 응시생 대부분이 매년 지원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올 여름에도 방학을 앞둔 대학생들이 관공서 알바에 몰리면서 취업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20일 도내 일선 시·군에 따르면 올 여름 수원시 사무보조원 알바 선발(130명 )에 3천625명이 몰리면서 경쟁률 28대 1을 보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배 높은 수치다. 특히 고양시는 25명을 선발하는데 1천400명이 지원, 경쟁률 56대 1을 기록했다. 군포시·안산시·성남시도 각각 24대 1, 9대 1, 3대 1로 경쟁률이 집계됐다.

대학생들이 방학마다 관공서로 몰리는 이유는 행정업무 보조, 현장·민원 업무 등 공무원의 업무를 직접 경험할 수 있고, 높은 시급에 4대 보험 적용까지 일반 알바보다 대우가 훨씬 좋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공시족이 늘면서 향후 공무원 응시 때 유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심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지원자가 매년 더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시중 일반 알바의 여건이 워낙 열악해 관공서로 몰리고 있다는 점에서 알바 근로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설문조사에서도 대학생 중 26.5%가 임금체불을 경험했고, 23.3%는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을 받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관공서에서는 근로기준을 지켰을 뿐인데 대학생 등이 선호한다는 것은 그만큼 일반 알바 근로 시장이 열악하다는 점을 방증하는 셈"이라며 "지속적인 점검과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