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인기에 찍힌 사드배치 성주골프장
21일 오전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열린 북한 무인기 조사결과 발표에서 무인기가 찍은 사드배치 성주골프장 사진이 공개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도 인제군 야산에서 최근 발견된 무인기는 지난 5월 초 북한 강원도 금강군 지역에서 이륙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방부는 21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 "(지난 9일 인제군에서 발견된) 소형 무인기의 비행경로 등을 분석해 명백한 과학적 증거를 통해 북한의 소형 무인기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무인기 발견 당일 중앙합동정보조사팀을 꾸려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정밀 조사를 해왔다.

중앙합동정보조사팀이 무인기 비행조종 컴퓨터에 입력된 비행경로를 분석한 결과, 무인기의 발진 지점과 복귀예정 지점이 모두 북한 강원도 금강군 일대로 확인됐다. 금강군은 군사분계선(MDL)에서 약 7㎞ 떨어진 곳에 있다.

이 무인기는 지난달 2일 북한 금강군 일대에서 이륙, MDL 상공을 지나 경북 성주골프장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지역 상공에서 선회한 뒤 북상하던 중 인제군 야산에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기체에 장착된 카메라 메모리에 저장된 사진 555장이 보여준 비행경로와도 일치했다. 이들 사진 가운데 비행 중 촬영한 것은 551장이며, 이 중 사드 기지를 찍은 것은 10여장이었다.

무인기의 전체 비행시간은 5시간 30여분, 비행 거리는 490여㎞로 파악됐다. 평균 비행 속도는 시속 90㎞, 고도는 2.4㎞였다.

무인기가 이륙한 시점은 주한미군이 사드 기지에 사격통제용 레이더, 발사대 2기, 교전통제소 등 핵심 장비를 반입한 지 불과 6일이 지난 시점이다. 북한군 정찰총국이 사드 장비의 배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무인기를 날려 보낸 것으로 군은 추정하고 있다. 무인기 비행경로도 북한 금강군 지역과 경북 성주를 잇는 직선 코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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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이 21일 오전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북한 무인기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ADD 관계자는 "(북한 무인기가) 엔진 비정상으로 인해 비행속도 저하 및 연료 과다 소모가 발생했다"며 "연료 부족으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또다시 남쪽으로 무인기를 날려 보내 주한미군 사드 기지를 정찰한 것을 '군사도발'로 간주하고 강도 높게 규탄했다.

국방부는 "이번 북한의 행위는 정전협정과 남북불가침 합의를 위반한 명백한 군사도발"이라며 "우리 군은 북한의 이번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며 모든 도발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은 제2조 16항에서 상대방 군사 통제 아래 있는 지역과 인접한 해면의 상공을 존중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남북한이 1992년 맺은 남북불가침 부속합의서 제1장 2조는 '상대방 관할 구역'에 대한 '정규무력이나 비정규무력'의 침입을 금지했다.

국방부는 "정전협정에 따라 이번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유엔사령부에 조사를 요청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4년 3∼4월 북한이 날려 보낸 무인기가 파주, 삼척, 백령도 등에서 잇따라 발견된 지 약 3년 만에 또다시 북한의 무인기 도발이 확인됨에 따라 우리 군이 북한 무인기 대응 전력을 갖추는 게 더욱 시급해졌다.

국방부는 "우리 군은 지난 2014년 북한 무인기 침투사건 이후 소형 무인기를 새로운 군사 위협으로 간주해 방공작전태세를 보완하고 대응 전력을 적극적으로 보강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소형 무인기를 탐지하고 무력화할 수 있는 신형 무기체계를 개발해 전력화 중이며 전방 지역에서 소형 무인기를 탐지·추적·격추할 신형 국지방공레이더, 신형 대공포, 레이저 대공무기 등을 조기 전력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대통령도 지난 6월 13일 한미연합사령부 방문시 북한 무인기 위협 및 도발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체계 구축을 특별히 강조한 바 있다"며 "보강전력 확보를 가속화해 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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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21일 오전 국방부 브리핑룸에 전시돼 있다. 국방부는 이날 무인기 조사결과 및 경고성명을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