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로 검찰에서 조사를 받던 도중 화장실 통로를 통해 도주(4월4일자 23면 보도)한 2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29일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고충정)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과 도주 등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강모(26)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또 12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을 수강하고 5년간 신상정보를 공개하도록 명령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인은 피해자를 목 졸라 실신시킨 뒤 손과 발을 묶고 옷을 가위로 자르는 등 극도의 공포심을 느끼게 하고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등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특히 구속 상태에서 도주한 점 등도 고려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앞서 강씨는 지난 4월 3일 지인 여성을 성폭행한 뒤 협박해 금품 갈취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돼 조사를 받던 중 용변을 핑계로 화장실로 간 뒤 작은 통로를 통해 도주했다.

당시 수사관 2명은 규정에 따라 동행한 뒤 수갑을 풀어주고 화장실 안과 밖을 각각 지켰으나, 용변 칸 안에 1층과 연결된 작은 통로가 있는 줄 미처 알지 못했다.

강씨는 용변 칸 벽에 설치된 수도배관 공간을 통해 건물 밖으로 빠져나온 뒤 인근에 주차돼 있던 마티스 승용차를 훔쳐 타고 서울 방면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강씨는 도주 9시간 만에 서울에서 잠복 중이던 경찰에 검거됐다. 결국 강씨는 도주와 절도 혐의가 추가돼 재판에 넘겨졌으며, 검찰은 징역 13년을 구형했다.

의정부/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