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무섭다니까 남태령부터 긴다.'
말만 듣고 미리부터 겁을 먹는다는 뜻의 속담이지만 출퇴근길에 남태령 고개를 넘나드는 직장인 사이에서 이곳은 문자 그대로 '기어가는' 길이다.
경기 과천 남태령에서 서울 사당역을 잇는 과천대로는 원래 상습 정체 구간으로 유명한 곳이다.
그런 과천대로의 정체는 지난해 7월 서울 남부를 동서로 잇는 강남순환도로 개통 이후 한층 더 심해졌다.
출퇴근 시간 정체가 극심할 때는 남태령∼사당 구간 2.2km를 지나는 데만 1시간이 걸릴 때도 있다. 걸어서는 30분 걸리는 거리다.
개통 1년을 맞은 강남순환도로는 여전히 시원하게 달릴 수 있는 곳이지만, 바로 인근 과천대로 정체는 해결될 기미가 없어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곳의 정체가 심해진 이유는 강남순환도로에서 사당IC를 빠져나온 차량이 과천대로로 합류하는 도로 구조상 병목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버스전용차로가 중앙이 아닌 바깥쪽 4차선에 있어 광역·시내버스가 사당IC에서 나온 차량과 뒤엉키면서 버스마저도 제 속도를 내지 못한다.
과천에 거주하며 서울 여의도로 출근하는 서모(53) 씨는 "강남순환도로 개설 후 남태령을 넘어 이수교차로까지 진입하는 데 드는 시간이 확연히 늘었다"며 "평일·주말할 것 없이 도로가 주차장이 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차선을 늘리는 등 대책을 먼저 마련한 뒤 강남순환도로를 개통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아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2016 서울시 차량통행속도 보고서'에 따르면 이 구간 양방향의 연평균 통행 속도는 24.1km/h로 1년 전(25.3km/h)보다 느려졌다.
과천에서 사당 방면 구간의 연평균 속도는 18.9km/h다. 과천대로처럼 여러 곳에서 차량이 밀려들어 상습 정체구간으로 꼽히는 한남대로(북단 방면)의 연평균 속도 32.4km/h에도 훨씬 못 미친다. 항상 붐비는 세종대로(광화문 방면) 21.4㎞/h와 비교해도 느리다.
서울시 민원·청원 홈페이지에도 관련 불만이 꾸준히 올라온다.
5년 넘게 서울에서 수원으로 출퇴근하고 있다는 한 시민은 "원래 회사에서 사당까지 30분 정도가 걸렸는데, 강남순환도로 개통 이후 퇴근 시간이 2배로 늘어났다"며 "남태령에서 사당까지 버스가 기어간다. 이제 퇴근길이 두렵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일부 과천시민들은 남태령을 지나 서울 가는 것을 아예 포기하고, 자가용을 타고 4호선 선바위역으로 간다. 여기에 차를 대고 지하철을 타는 사람이 많다 보니 역 주변에는 불법주차한 차량이 난립한다. 공영주차장은 비좁아 항상 '주차전쟁'이 벌어진다.
서초구 우면동 선암 지하차도∼염곡사거리 구간도 남태령∼사당과 사정이 비슷하다. 강남순환도로 선암 요금소를 빠져나온 차량이 양재대로로 합류해 극심한 정체를 이룬다.
서울시도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시는 우선 대중교통 속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과천대로로 중앙버스전용차로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구반포삼거리∼방배경찰서 2.7㎞ 구간에서 운영하는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사당역을 거쳐 서울∼과천시 경계까지 연장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실제 중앙차로가 설치돼 대중교통 승객이 혜택을 보려면 올 연말까지 기다려야 한다.
서울시가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꺼내 들었던 복합환승센터 건립도 건설부지에 대한 분쟁과 보상절차가 남아 있어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일단 관악경찰서와 협의해 신호주기 개선, 교차로 불법 유턴 방지 조치 등을 통해 정체를 줄이는 작업을 해왔다. 과천 방면 진입 연결로엔 전용 신호등을 설치했다.
신호 체계 개선 등이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 보니 여전히 정체 관련 민원은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로를 넓히는 게 정체를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지만 도로 확장은 타당성 조사에서 착공까지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라며 "여러 가지 단기 처방과 함께 이 프로젝트도 현재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말만 듣고 미리부터 겁을 먹는다는 뜻의 속담이지만 출퇴근길에 남태령 고개를 넘나드는 직장인 사이에서 이곳은 문자 그대로 '기어가는' 길이다.
경기 과천 남태령에서 서울 사당역을 잇는 과천대로는 원래 상습 정체 구간으로 유명한 곳이다.
그런 과천대로의 정체는 지난해 7월 서울 남부를 동서로 잇는 강남순환도로 개통 이후 한층 더 심해졌다.
출퇴근 시간 정체가 극심할 때는 남태령∼사당 구간 2.2km를 지나는 데만 1시간이 걸릴 때도 있다. 걸어서는 30분 걸리는 거리다.
개통 1년을 맞은 강남순환도로는 여전히 시원하게 달릴 수 있는 곳이지만, 바로 인근 과천대로 정체는 해결될 기미가 없어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곳의 정체가 심해진 이유는 강남순환도로에서 사당IC를 빠져나온 차량이 과천대로로 합류하는 도로 구조상 병목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버스전용차로가 중앙이 아닌 바깥쪽 4차선에 있어 광역·시내버스가 사당IC에서 나온 차량과 뒤엉키면서 버스마저도 제 속도를 내지 못한다.
과천에 거주하며 서울 여의도로 출근하는 서모(53) 씨는 "강남순환도로 개설 후 남태령을 넘어 이수교차로까지 진입하는 데 드는 시간이 확연히 늘었다"며 "평일·주말할 것 없이 도로가 주차장이 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차선을 늘리는 등 대책을 먼저 마련한 뒤 강남순환도로를 개통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아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2016 서울시 차량통행속도 보고서'에 따르면 이 구간 양방향의 연평균 통행 속도는 24.1km/h로 1년 전(25.3km/h)보다 느려졌다.
과천에서 사당 방면 구간의 연평균 속도는 18.9km/h다. 과천대로처럼 여러 곳에서 차량이 밀려들어 상습 정체구간으로 꼽히는 한남대로(북단 방면)의 연평균 속도 32.4km/h에도 훨씬 못 미친다. 항상 붐비는 세종대로(광화문 방면) 21.4㎞/h와 비교해도 느리다.
서울시 민원·청원 홈페이지에도 관련 불만이 꾸준히 올라온다.
5년 넘게 서울에서 수원으로 출퇴근하고 있다는 한 시민은 "원래 회사에서 사당까지 30분 정도가 걸렸는데, 강남순환도로 개통 이후 퇴근 시간이 2배로 늘어났다"며 "남태령에서 사당까지 버스가 기어간다. 이제 퇴근길이 두렵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일부 과천시민들은 남태령을 지나 서울 가는 것을 아예 포기하고, 자가용을 타고 4호선 선바위역으로 간다. 여기에 차를 대고 지하철을 타는 사람이 많다 보니 역 주변에는 불법주차한 차량이 난립한다. 공영주차장은 비좁아 항상 '주차전쟁'이 벌어진다.
서초구 우면동 선암 지하차도∼염곡사거리 구간도 남태령∼사당과 사정이 비슷하다. 강남순환도로 선암 요금소를 빠져나온 차량이 양재대로로 합류해 극심한 정체를 이룬다.
서울시도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시는 우선 대중교통 속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과천대로로 중앙버스전용차로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구반포삼거리∼방배경찰서 2.7㎞ 구간에서 운영하는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사당역을 거쳐 서울∼과천시 경계까지 연장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실제 중앙차로가 설치돼 대중교통 승객이 혜택을 보려면 올 연말까지 기다려야 한다.
서울시가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꺼내 들었던 복합환승센터 건립도 건설부지에 대한 분쟁과 보상절차가 남아 있어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일단 관악경찰서와 협의해 신호주기 개선, 교차로 불법 유턴 방지 조치 등을 통해 정체를 줄이는 작업을 해왔다. 과천 방면 진입 연결로엔 전용 신호등을 설치했다.
신호 체계 개선 등이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 보니 여전히 정체 관련 민원은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로를 넓히는 게 정체를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지만 도로 확장은 타당성 조사에서 착공까지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라며 "여러 가지 단기 처방과 함께 이 프로젝트도 현재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