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튠스 스토어가 음악에 이어 동영상 시장에서도 경쟁에 밀리고 있다.

애플의 영화 대여·판매 시장 점유율은 몇 년간 줄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의 점유율은 2012년 50%가 넘었지만, 지금은 20∼35%로 떨어졌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말했다.

디지털영화 분야의 점유율을 집계하는 시장조사업체가 없어 정확한 점유율 수치는 얻기가 불가능하다.

온라인에서 새 영화를 빌리거나 사는 비용은 보통 편당 6∼15달러다. 애플의 아이튠스는 디지털 음악의 성공을 바탕으로 2006년 영화 서비스 시작 이후 빠르게 시장을 차지했지만 몇 년 사이 강력한 경쟁자들을 만났다.

큰 충격을 가한 것은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월정액인 '프라임' 스트리밍 서비스에 더해 영화 렌트와 판매까지 한다. 이 시장에서 아마존의 점유율은 최근 약 20%까지 올라왔다고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임원들은 말한다.

다른 경쟁자는 미국에서 가입자가 가장 많은 케이블 업체인 컴캐스트다. 컴캐스트의 점유율은 15% 정도로 추산된다. 이 업체는 오래전부터 셋톱박스에서 영화 렌트 서비스를 했고 2013년말부터는 디지털영화 판매도 시작했다.

파라마운트픽처스의 홈엔터테인먼트 부문 사장을 지낸 데니스 맥과이어는 "컴캐스트와 아마존이 최근 상당히 공격적이었으며 시장을 많이 차지했다"고 말했다.

경쟁 격화에 더해 소비자들이 점점 아마존과 넷플릭스 등이 제공하는 월정액 스트리밍 서비스로 영화와 TV를 보고 있는 것도 애플이 처한 변화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디지털영화 렌털·판매 매출은 53억 달러로 12% 늘었다.

이 가운데 렌털 매출은 18억 달러로 4.8% 감소했는데, 이 시장이 줄어든 것은 근래 처음이다. 디지털영화 판매 매출은 35억 달러로 21% 증가했지만, 전년의 29%보다는 낮았다.

미디어산업을 분석하는 라이트먼리서치그룹의 브루스 라이트먼 사장은 "산업 전체에 시련"이라고 말했다.

이런 변화는 아이튠스 음악 사업에 일어난 것과 비슷하다. 2011년 스포티파이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애플은 2015년에 같은 사업을 시작했다.

애플은 이처럼 월정액 스트리밍 서비스에 동영상도 강화하려 한다. 애플은 자체 동영상 콘텐츠 제작을 위해 소니픽처스TV의 최고위 임원 2명을 최근 영입했다. 애플은 애플뮤직에서 첫 자체 시리즈 '플래닛 오브 더 앱스'도 내보내기 시작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