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60병상 있어야 운영비 해결돼
극과 극 수술·응급실 등 동선 엉망
의료 무식자가 설계 건물도 '기형'


경기도의료원이 위기다. 지난 6월 기준으로 의료원 산하 6개 병원이 기록한 누적 부채는 모두 702억원. 단순히 금액만으로 비교한다면 지난 2013년 폐업할 당시 진주의료원 부채 279억원의 2배가 넘는 수치다. 부채로 인한 문제는 이미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도민들의 여론은 "경기도의료원이 하는 일이 무엇이냐"는 회의론과 "공공의료를 위해 세금을 투입해서라도 살려야 한다"는 의견으로 갈린다. 경인일보는 경기도의료원의 문제를 구조적으로 분석해, 임박한 '응급수술'의 근거를 제공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경기도의료원 의정부병원은 직원·환자들 사이에서 비효율적인 구조로 악명이 높다. 병원은 40년 된 본관 옆으로 병동과 수술실이 있는 서관, 응급실·중환자실이 있는 동관이 좌우로 붙어 있는 구조다. 각각 동·서관의 끝에 붙어 있는 수술실과 응급실은 병원 내에서 가장 먼 동선에 위치해 있다.

의정부병원 관계자는 "수술실과 응급실이 먼 것뿐만 아니라 본관과 연결된 통로가 1층밖에 없어 병동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해도 1층으로 내려간 뒤 중환자실로 옮겨야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라 본관 4층 호스피스 병동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면 동관 장례식장까지 통로가 없어 내방객으로 붐비는 로비를 통해야 한다.

호스피스 병상 등 공공 사업은 의무적으로 도입하면서, 시설은 개선하지 않아 생긴 일이다. 가장 심각한 구조적 문제는 서관의 소규모 병상이다.

1개 층에 최소 60병상이 운영돼야 인건비와 수입의 수지를 맞출 수 있는데, 서관은 1개 층에 고작 25병상에 불과하다.

병원 관계자는 "25병상이든 60병상이든 운영 인력은 간호사 12~13명으로 동일하다. 결국 인력은 많이 소요되는데, 수입은 적을 수밖에 없는 것이 의정부병원의 현실"이라면서 "의료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병원을 설계했고, 땜질식 처방만 이어진 결과"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인 의료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마련된 개선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보라(비례)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공공의료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병상 규모를 늘리든지, 지역별 수요에 맞는 특화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현재의 방식대로라면 경기도의료원의 파산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