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강우량에도 '점멸 모드'
도내 지난해 고장건수 2배 ↑
지자체 "시설 늘어 관리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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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새벽 수원시 장안구 천천동 샘터삼거리 신호등이 집중호우와 낙뢰로 차단기 전원에 장애가 생겨 기능이 마비됐다. 새벽이라 보행자들은 많지 않았지만, 이따금씩 보이는 보행자들 때문에 차량들은 급정거로 간신히 차를 세우기도 했다.

신호등의 오작동이 자칫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던 것. 이날 밤사이 내린 도내 평균 강우량은 107.8㎜였다.

이보다 앞선 지난 9일 오후 7시30분께 수원시 인계동 권광로 인계주공사거리 방면 육교 앞에서도 차량 신호등이 갑자기 점멸되고 보행자 신호등은 완전히 꺼져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날 수원 지역에 하루 종일 내린 비는 천둥·번개를 동반하긴 했지만 28㎜로 많지 않았다. 이처럼 대수롭지 않은 날씨에도 신호등 오작동이 빈번하게 발생해 운전자 및 보행자들이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

16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교통신호 시설 고장은 총 8천575건으로 전년 4천237건 대비 약 두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차량 신호등 고장은 지난해 3천366건으로 전년 1천936건 보다 1천430건(1.73배) 급증했다. 보행자 신호등 및 제어기 등도 매년 1천여건 오작동을 일으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24시간 365일 제 기능을 다 해야 하는 신호등이 습도 등 날씨의 영향을 받아 오작동하거나 적색등이 깜빡이는 '모순'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시야 확보가 어려운 집중 호우 및 장마철 등에 더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이에 따른 사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신호동은 오작동할 우려가 있을 경우 '모순'모드로 바뀐다"며 "날씨로 인한 모순은 관리 부실이 원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지자체 관계자들은 "비가 오거나 습한 여름철에 신호등이 고장 나는 경우가 많지만, 시설물이 급격히 늘어나다 보니 관리를 한다고 해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