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양은 지난 3월 29일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C(8)양을 집으로 유인해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 당일 아침 "학교 다녀오겠습니다"고 말하며 볼에 뽀뽀하고 떠난 게 B씨가 본 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3남매 중 막내답게 어리광도 부리고 언제나 웃으며 엄마·아빠를 즐겁게 해주던 딸이었다. 방과 후 오후 늦게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아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을 때만 해도 꼭 돌아올 것이라 확신했다.
B씨는 "우리 막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피고인에게 알려주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피고인이 언젠가 세상에 나왔을 때 자기가 얼마나 잘못했는지 알아야 한다"고 흐느끼며 말했다.
피고인석에서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던 A양은 B씨가 딸에 대한 얘기하는 내내 눈물을 흘렸다. 변호인은 "피고인을 대신해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며 "피고인이 나이에 맞게 정당한 처벌을 받을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했다. A양은 미성년자라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질러도 최대 징역 20년까지 선고할 수 있다.
한편 이날 재판에는 A양의 정신감정을 했던 심리분석관이 출석해 "A양은 이중인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A양과 같은 구치소에 수감 됐던 재소자도 "A양에게 정신병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A양 측은 현재 심신미약을 주장하고 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