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낮은 병상 비율 높고
각종 사업 무조건 수용 문제
경영 고려 없는 정책이 원인
사업비 보전 등 개선안 필요


경기도의료원은 수익성이 낮은 공익적 사업은 모두 도입하면서도 '수익을 창출하라'는 외부 압박을 받는 경영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 때문에 의료원 내부에서는 공공의료를 위해 공익사업은 도입하되 이에 대한 사업비를 보전 받는 합리적인 개선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2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경기도의료원 산하 6개 병원 중 재정 상황이 가장 악화된 의정부병원은 정신병동과 호스피스 병동 등 공익성을 높이기 위한 병실을 운영하고 있다.

160여개 전체 병상 중, 회전율이 낮아 수익성이 떨어지는 정신질환자 병상을 70개, 호스피스 병상을 9개 운영하다 보니 지난해 전체 병상이용률이 85%를 넘을 정도로 환자로 붐볐는데도 적자가 발생했다.

여기에다 경기북부 여성·학교폭력 지원센터, 포괄수가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시범사업 도입 등 정부에서 새롭게 발표하는 공공의료정책은 모두 수용하고 있는 것이 의료원의 현실이다.

의정부병원 관계자는 "공공의료원으로서 공익적 의료사업은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사업 측면에서만 보자면,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신규 사업이나 민간 병원이 기피하는 공공의료 사업을 무조건 받으면서 적자가 발생하는 것이 재정난의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라 의료원 경영을 고려하지 않은 중앙정책이나 지자체의 태도 역시 재정 악화의 원인이라는 것이 의료원 안팎의 분석이다.

지난 2012년 1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취약지 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포천병원은 2016년까지 3억원에서 4억원 정도를 운영비로 지원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응급의료센터 지정 기준이 변경되며 지원금은 끊겼고, 현재는 시설은 운영하는데 지원비는 받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종합병원도 아니고 중환자실도 없는 상태에서 복지부의 강제 지정으로 응급의료센터가 만들어졌다가 지난해 취소된 이천병원도 같은 사례다.

의료원 측은 "치료법을 적용하기 위해선 정확한 병명을 알아내는 것이 우선이듯, 경기도의료원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왜 적자가 생겼는지부터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