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분권을 위한 정치권과 정부, 지자체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전국 시·도지사들이 지방분권의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미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도 지방분권형 개헌을 강조했다. 오는 17일 국회에서는 지방분권을 위한 국민 대토론회가 열린다. 이처럼 정치권을 중심으로 지방분권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공감대가 확산하면서 토론회가 잇따르는 등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유정복 인천시장 등이 참여하는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는 오는 26일 서울에서 총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추진되고 있는 지방분권 정책의 기본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협의회는 기본안이 마련되면 행정자치부를 거치지 않고 청와대에 직접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은 물론 취임 이후에도 수차례 지방분권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등 실천 의지를 밝혀왔다. 시·도지사들이 안을 올리면 청와대는 각계 의견을 수렴해 확정하는 방식으로 지방분권 실행방안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부겸 장관도 특강을 통해 지방분권형 개헌을 강조하면서 자치입법, 자치행정, 자치재정, 자치복지 등 4대 지방자치권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또 연방제에 버금가는 강력한 지방분권 공화국을 만들겠다며 지방분권국가 선언과 제2국무회의 도입을 언급했다. 행자부는 현행 32% 수준인 지자체 사무비율을 40%까지 늘리고 자치경찰제 등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현행 8대 2에서 6대 4로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실질적인 지방분권 실현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핵심과제가 됐다. 현재와 같은 대통령제의 중앙집권적 국가 운영은 지방소멸과 지역 불균형 등 치명적인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국가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미국은 '연방정부에 속하지 않는 권한은 모두 주 정부에 속한다'고 헌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실질적인 지방분권 실현은 대한민국이 한 단계 더 올라서는 데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정부와 정치권, 지자체가 열정과 의지를 갖고 지방분권 실현을 위해 나서주기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