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조절장애로 친 어머니를 흉기로 찌른 10대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고충정 부장판사)는 이유 없이 친모를 흉기로 수차례 찌른 혐의(존속살해미수)로 기소된 A(15)군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A군에게 4년간 치료와 보호관찰을 명령하는 한편 검찰의 치료감호 청구는 기각했다.

법원 등에 따르면 A군은 지난 2월 6일 자신의 집에서 아무런 이유 없이 친모 B씨에게 2개의 흉기를 휘둘렀다.

A군은 흉기에 찔린 어머니가 피를 흘리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고, 스스로 119상황실에 전화해 구조를 요청한 뒤 경찰에 자수했다. 사고 직후 B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끝에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경찰조사결과, A군은 2015년부터 충동조절장애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구속된 A군이 "재범 위험성이 있다"며 법원에 치료감호를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정에서 B씨는 아들의 정신질환과 이로 인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며 재판부에 선처해 줄 것을 눈물로 호소했고, A군의 아버지도 아들의 치료에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범행이 상당히 위험하고 죄질이 불량해 엄히 처벌해야 마땅하다"면서도 "만 15세에 불과한 피고인에게 범행 결과만을 문제 삼아 성인범처럼 중한 형벌을 부과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포기하게 해 교화를 통한 사회 복귀를 외면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부모가 강한 보호 의지를 피력하고 보호관찰과 치료 명령으로 재범방지 효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의 치료감호 청구를 기각했다.

의정부/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