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항공사 소속 승무원을 호텔에서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 대한항공 조종사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석방됐다.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권성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주거침입강간)혐의로 기소된 A(37)씨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8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1월 26일 오전 5시께 비행을 마치고 묵은 캐나다 토론토의 한 호텔에서 동료 승무원 B(34·여)씨의 객실에 침입해 B씨를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호텔 측에 "열쇠를 잃어버렸다"고 속여 B씨의 객실 열쇠를 받아내 침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화장실로 도망간 B씨가 "회사랑 동료들에게 이 사실을 모두 알리겠다"고 하자 도망쳤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커다란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이 명백하고, 피해자는 현재까지도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회사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며 "피고인이 자백하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