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항만단체와 시민단체들이 인천신항 배후단지의 적기 개발을 위해 정부의 재정투자 확대를 촉구하고 나섰다. 인천항발전협의회를 비롯한 14개 단체들은 최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신항 배후단지 조성사업을 민간개발방식으로 추진하게 되면 정부가 배후단지를 직접 조성했을 때보다 부지와 시설 임대료가 급등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단체들은 특히 "부산·광양·평택 등 국내 주요 항만은 그동안 엄청난 정부재정으로 배후단지를 조성하며 값싼 임대료 등으로 항만 경쟁력을 갖춰왔다"면서 "새 정부와 여당은 공정하고 형평성 있는 국가항만정책을 실현하는 차원에서 신항 배후단지 조성사업을 정부재정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은 해양수산부가 인천신항 배후부지를 3개 구역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조성하고, 1개 구역을 민간개발사업으로 추진키로 한데서 비롯됐다. 원인은 부지매립에 사용할 매립토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 해수부는 지난 2015년부터 개장해 운영에 들어간 인천신항 컨테이너부두의 부족한 복합물류단지 해소를 위해 당초 1단계로 2020년까지 항만배후단지 214만㎡를 조성키로 했다. 그러나 매립 구간 현황측정 결과 1천30만㎥ 가량의 매립토가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수부는 후속대책으로 신항 배후단지를 1구역(66만㎡), 2구역(94만㎡), 3구역(54만㎡)으로 나눠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배후단지 준공일정을 맞추기 위해 2구역을 인천항 제1항로 준설사업과 연계해 민간개발사업으로 추진키로 했다.

부산항 배후단지 임대료는 ㎡당 321원, 광양항은 129원 수준이지만 인천 남항은 4배나 비싼 1천400원이다. 형평성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신항 배후단지를 정부재정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인천 항만단체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그러잖아도 공공연하게 부산항의 이익 옹호발언을 해온 부산출신 김영춘의원이 해수부장관으로 취임한 이후 인천 지역사회가 불안해하면서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김 장관도 그런 점을 의식해 취임 사흘째 되던 날 첫 방문지로 인천을 선택한 바 있다. "인천항을 중점 개발하고 발전을 지원하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장관의 약속이 지켜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