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한반도 기후변화 대응과 해저자원 탐사를 위해 8번째 북극 항해에 나선다.
극지연구소는 21일 아라온호가 모항인 인천항을 떠나 70일간 북극 지역을 항해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아라온호는 이번에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눠 연구를 수행하기로 했다.
미국, 영국, 중국, 일본을 비롯한 7개 국가 40여 명으로 구성한 전반부 연구팀은 동시베리아 해빙(海氷) 위에 캠프를 설치한 뒤 해빙의 면적·두께 변화와 이에 따른 생태계 변화 양상을 관측할 예정이다.
북극 해빙은 극지의 '기후 조절자'로서 한반도를 비롯한 중위도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상이변과 밀접하게 관련됐다. 특히 올해는 해빙 면적이 2012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해빙 변화 관측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는 게 극지연구소 설명이다.
후반기 연구팀은 북극해 바닥에서 미래 에너지자원인 가스하이드레이트(Gas Hydrate) 시료를 채취할 계획이다. 일명 '불타는 얼음'으로 불리는 가스하이드레이트는 대체 에너지원으로 활용 가능한 메탄이 주성분인 천연가스 얼음덩어리다. 극지연구소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가스하이드레이트 시료를 채취한 바 있다.
극자연구소는 캐나다 국립지질조사소, 미국 몬테레이만 해양연구소와 공동으로 무인원격조종로봇과 무인자율탐사정 같은 최첨단 장비를 동원해 해저탐사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북극 항해는 아라온호가 건조된 2009년 이후 8번째다. 윤호일 극지연구소 소장은 "해빙 급감에 따른 기후변화와 북극항로의 개발, 지하자원의 발견 등으로 과학계 관심이 북극으로 향하고 있다"며 "아라온호가 다국적 연구자들과 함께 성과를 내어 대한민국 극지 연구의 위상을 높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