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jpg
인천, 경기북부 일부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23일 오전 인천시 남구 주안동 승기 사거리가 침수돼 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

23일 경인지역에 내린 '물 폭탄'에 1명이 숨지고 주택가와 도로, 철도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오후 4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고양 155.5㎜, 의왕 135.5㎜, 시흥 129㎜, 군포 121.5㎜, 파주 107.5㎜, 광주 107.5㎜, 양주 107㎜, 인천 부평 92㎜ 등이다.

특히 시흥에는 시간당 96㎜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는 앞선 주말 심각한 비 피해를 본 충북 청주 지역의 시간당 최대 강우량 91.8㎜를 넘는 양이다.

이 비로 인천시 구월동의 반지하 주택에 살던 90대 치매 노인이 방안으로 밀려든 빗물을 피하지 못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고양시 제2자유로 강매나들목 부근 서울 방향 구간 도로가 배수 불량으로 물에 잠기는가 하면, 포천시 이동면의 한 캠핑장을 찾은 40여 명의 이용객들은 집중호우로 한 때 고립되기도 했다.

[경인포토]제2외곽순환도로 인천 북항 터널 통행 통제
인천과 경기도일대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23일 오전 인천시 중구 신흥동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북항터널 일부가 침수돼 있다. 이날 침수로 인해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양방향 전면 통제에 들어갔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이날 도가 각 시·군별 비 피해 신고를 종합한 건수는 모두 81건이다. 각각 주택 등 일반시설물 침수 68건, 농경지 침수 3건, 도로통제가 10건이다. 이밖에 경찰, 소방 등에 신고된 건수까지 포함하면 피해 건수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호우로 인해 도로가 침수돼 교통 불편을 호소하는 도민들이 많았다. 

오전 7시 30분께 파주시 동패동에 위치한 기왓돌 지하차도와 산내 지하차도 등이 침수됐다. 오전 10시 20분께 고양시 제2자유로 강매나들목 부근 서울방향 도로 300m 구간이 배수불량으로 물에 잠겨 3차선 도로가 전면 통제됐다. 

수원시 지동의 동수원 사거리-광교웰빙타운 구간 도로와 이의동의 경기대 후문- 광교초등학교 구간 부근 다리가 침수돼 대중교통 이용이 전면 중단됐다. 

용인시 신갈동의 굴다리, 시흥시 제2경인고속도로 하부 등 도로 침수 신고가 쏟아졌다. 군포-의왕 간 철로가 물에 잠겨 기차가 10㎞ 이하로 서행해 경부선 열차 10대가 30분가량 연착되기도 했다.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캠핑장 이용객과 건설현장 노동자들이 고립되는 등 고립피해도 잇따랐다.

오전 10시 7분께 포천시 이동면 소재의 한 캠핑장의 다리가 침수돼 캠핑 이용객 40여명이 고립됐다 출동한 소방에 의해 구조됐다. 

02.jpg
인천, 경기북부 일부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23일 오전 인천시 남구 주안동 승기 사거리가 침수돼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오전 11시 26분께 남양주시 진건읍 평내 차량기지에서 공사 중이던 노동자 2명이 고립됐지만 약 한 시간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침수된 차량의 운전자들이 구조되기도 했다. 

오전 9시 25분께 부천시 계수동, 오전 9시 39분께 송내동에서 침수차량에 타고 있던 운전자들이 출동한 소방에 의해 구조됐다. 오전 9시 45분께 시흥시 신천동에서도 물이 가득 차올라 차량 안에 있던 사람이 고립돼 소방에 의해 구조됐다.

안타까운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오전 9시 54분께 인천시 구월동의 한 주택 지하에서 치매 노인 A(95)씨가 숨진 채 물에 떠 있는 것을 인근 주민이 발견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A씨가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 중이다.

경기도재해대책본부 관계자는 "현재 시·군별 비 피해 상황을 파악, 복구하고 있다. 추가적인 비 피해를 막기 위해 배수로 정비 등 추가적인 지도를 할 예정"이라며 "도민들은 비와 관련한 국민안전처, 시·군별 안내문자를 주시하며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