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검사와의 대화'에 참석했던 검찰 간부들이 승진 누락과 맞물려 속속 사의를 표하고 있다. 승진에서 누락된 검사장 승진 기수가 후배의 승진 등을 위해 조직 떠나는 것이 검찰의 관례로, 다음주 예상되는 검찰 중간간부 인사 때는 이들 기수 전후에서 더 많은 '줄사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일 검찰에 따르면 '우병우 수사팀' 공보를 맡았던 이헌상 수원지검 1차장검사(50·사법연수원 23기)를 비롯해 김영종 수원지검 안양지청장(51·23기), 이완규 인천지검 부천지청장(56·23기)이 사직의 뜻을 밝혔다.

이헌상 차장검사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 '봐주기 수사' 평가를 받았던 특별수사팀에서 부팀장으로 있으면서 공보업무를 담당했다.

김영종 지청장은 지난 2003년 검사와의 대화 당시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이쯤 되면 막 하자는 거죠"라는 격한 반응을 불러일으킨 인물이다. 이완규 지청장도 김영종 지청장 등과 함께 '검사와의 대화'에 참석했다.

검찰에서는 인사 때마다 승진에서 누락된 차장·부장검사급 간부들이 조직을 떠나는 것이 관례처럼 굳어져 있다. 이날 이들의 사법연수원 동기 9명이 검사장으로 승진했고, 같은 기수인 윤석열(57)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 5월 전례 없는 '원포인트' 인사로 홀로 검사장에 발탁됐다.

사법연수원 22기에서는 김창희 서울고검 송무부장(54), 김진숙 서울고검 검사(53), 이기석 성남지청장(52) 등이 사의를 밝혔다.

/황준성·전시언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