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직면한 아파트·오피스텔 분양 업체들이 남은 물량 털어내기에 나서면서 도심 곳곳이 부동산 분양 관련 불법 현수막으로 전쟁을 치르고 있다.
특히 분양업체들은 시청의 단속과 철거를 피해 대로변이 아닌 아파트 단지 입구와 골목길 교차로 등에 집중적으로 불법 현수막을 내걸어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7일 오전 돌아본 서수원지역도 골목마다 불법 현수막이 덕지덕지 내걸려 있었다. 일부 골목길 교차로에는 한 업체가 6~7개씩 같은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현수막의 상당수는 오후 들어 업체측이 다시 걷어가거나 단속반에 의해 철거돼 자취를 감췄지만, 주민들은 매일 아침마다 똑같은 현수막들이 다시 내걸린다고 했다.
수원시 관계자에 따르면 수원시 상반기 불법 현수막 정비 건수는 총 2천59개로 집계됐다. 이중 분양 등 부동산 관련 현수막이 1천994개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부동산 불법 현수막은 화성과 김포 등 최근 주택공급이 많았던 신도시를 중심으로 극성이다. 김포시는 하루에 평균 200∼300장 정도 불법 현수막을 수거하는데 대부분이 부동산 관련 현수막이다.
김포시 관계자는 "김포한강신도시 주변에서 부동산 불법 현수막이 많이 수거된다"며 "아파트 분양 광고 현수막과 신도시 주변에 입점하려는 상가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화성시의 경우도 한달 평균 4만5천장 정도의 불법 현수막이 수거되는 데 이 중 60% 이상이 부동산 관련 현수막이다. 아파트 분양 관련 불법 현수막은 동탄신도시에서 주로 적발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각 지자체마다 불법 현수막 단속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원시의 경우에는 각 구청별로 단속을 하는 동시에 별도 단속반을 편성해 주말에도 단속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화성시는 시 단속반 외에도 읍면동에서 정비반을 만들어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불법 광고 현수막 단속에 나섰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