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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도촌동에 사는 대학생 우모(21·여)씨는 얼마 전 유튜브를 보고 '액체괴물'을 만들었다. 한 유명 연예인이 SNS에 올린 액체괴물 동영상을 보고 재미를 느낀 우씨가 유튜브를 보며 직접 만들어보게 된 것. 붕사와 물풀 등을 섞기만 하면 손쉽게 액체괴물을 만들 수 있었지만 즐거움은 오래가지 못했다.

일주일 내내 액체괴물을 만지작거렸던 우씨는 갑자기 손에 습진이 생긴 것을 발견했고 피부과에서 약을 처방 받았다. 우씨는 "액체괴물을 만진 뒤로부터 손에 이상한 물집이 생겼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수원시 광교동에 사는 이모(15)군도 액체괴물로 인한 두통으로 하루하루를 지새우고 있다. 액체괴물을 만들기 시작한 이후로 집안에 퀴퀴한 냄새가 번지고 있어서다. 이군은 색을 특이하게 만들어 보겠다고 기본재료에 매니큐어까지 섞었다. 이 군은 "부모님도 두통을 호소하지만, 노는것을 그만 둘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 '액체괴물'이라는 놀잇감이 유행하면서 청소년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9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액체괴물은 보통 액체 풀·남성용 면도 크림·붕사·물·식용색소 등을 이용해 만들어지는데, 액체 풀은 환경호르몬인 프탈에이트계 가소제가 담겨 있어 건강과 환경차원에서 위험성이 대두 되고 있는 상황이다.

붕사는 적은 양의 경우 인체에 해롭진 않지만 많은 양을 접촉하면 'SODIUM BORATE'라는 물질이 있어 피부와 안구에 닿으면 홍반과 통증을 불러 일으키고, 불임 등의 문제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피부과 전문의 김지훈씨는 "허가받은 화학약품이지만 인체에 대한 유해성이나 독성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이기 때문에 애들 놀잇감으로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모든 화학물질은 접촉성 피부염과 자극성 피부염을 일으킬 수도 있어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를 관리해야 할 환경부는 뚜렷한 대책을 못내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아직 '액체괴물'에 대한 피해사례가 접수되지 않았다"며 "환경부에서 고시한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에 유해 물질로 등록되지 않았다면 규제를 할 방법이 없다"고 해명했다.

/박연신기자 juli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