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배기 딸에게 귀신이 붙었다고 생각해 이를 쫓으려 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친모와 외할머니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10일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부(최호식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친모 최모씨(26)에게 징역 8년, 외할머니 신모씨(50)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또 최씨에게 120시간, 신씨에게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최씨와 신씨는 지난 2월 18일과 19일 양일간 이천시 집에서 딸이자 외손녀인 A양(3)이 잠을 자지 않고 보채는 등 이상한 행동을 한다며 A양의 팔과 다리 등을 복숭아나무 회초리와 훌라후프 등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지난해 말 한 무속인에게서 "A양이 귀신에 빙의(憑依)된 것 같다"는 말을 듣고 귀신을 떼어내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어린 피해자를 양육하고 보호해야 할 위치에 있으면서도 미신에 빠져 어린 피해자에게 3일 동안 물만 먹이고 복숭아나무 회초리 등으로 때려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인들은 어린 피해자가 신음을 내고 몸에서 열도 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음에도 제때 치료받게 하지 않아 살릴 기회를 놓쳤다"고 했다.

재판부 "다만, 피고인 최씨는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며 피해자를 양육하는 과정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1일 결심공판에서 최씨에게 징역 14년과 신씨에게 징역 8년을 구형하고 치료감호 명령도 청구했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