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이 낀 징검다리 연휴 첫날인 12일 전국의 해수욕장과 계곡, 축제장 등지에는 쾌청한 날씨 속에 막바지 피서를 즐기려는 인파로 크게 붐볐다.

절기상 가을의 문턱인 입추를 넘어선 지 닷새가 지났지만, 광주와 전남 일부 지역에 폭염 경보가 내려지는 등 지역에 따라 '가마솥더위'가 이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서울 30.8도, 수원 30.6도, 청주 30.3도, 춘천 30.1도, 대전 29.8도, 전주 29.2도, 대구 28.4도 등 전국 대부분의 지역이 30도 안팎까지 오르며 무더운 날씨를 보였다.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내려졌던 폭염특보는 이날 오후 들어 무더위의 기세가 한풀 꺾이며 대부분 해제됐다. 오후 5시 현재 서울과 경기 서부, 강원 영서 지역에만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상태다.

푹푹 찌는 한낮의 무더위를 피해 전국의 해수욕장과 워터파크에는 물놀이를 즐기려는 피서객이 몰렸다.

부산의 7개 해수욕장에는 전국에서 200여만명이 넘는 피서객이 찾아 그야말로 '물 반 사람 반'의 풍경이 연출됐다.

인천의 을왕리와 왕산 해수욕장에도 이날 1천명이 넘는 피서객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에메랄드빛 바다로 유명한 제주도의 협재와 함덕해수욕장에도 많은 관광객이 바닷물에 몸을 담갔다.

청평 북한강에서 수상스키, 바나나보트, 웨이크보드 등 각종 수상레저를 즐겼다.

용인 캐리비안 베이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가족 단위 입장객들은 파도 풀 위를 플라이보드로 가로지르는 '월드챔피언 쇼'를 보며 시원함을 만끽했고, 90도 경사에서 거쳐 높이 19m의 언덕으로 솟구치는 워터 슬라이드에는 대기행렬이 수십m 이어졌다.

서해안 최대 해수욕장인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과 완도 명사십리, 부안 격포, 울주 진하 등 전국의 해수욕장에도 피서객 수천명이 바닷물에 뛰어들거나 백사장, 해안가 송림을 거닐며 무더위를 피했다.

반면, 너울성 파도로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에선 물놀이가 금지되고 경북 지역 일부 해수욕장의 피서객이 눈에 띄게 주는 등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녹음이 짙어진 전국의 유명산과 계곡 역시 더위를 피하기 위한 인파로 가득했다.

기암절벽과 아름다운 계곡으로 유명한 속리산에는 이날 오후에만 8천600여 명의 피서 인파가 찾아 더위를 식혔다.

강원도의 자랑인 설악산에는 오후 3시까지 1만6천명에 가까운 등산객들이 산을 오르며 자연이 빚은 환상적인 풍광을 만끽했다.

대구 팔공산 수태골과 청도 비슬산 삼계 계곡에는 가족 단위 피서객들이 모여 준비한 음식을 먹거나 물놀이를 했다.

울창한 편백숲이 펼쳐진 장성 축령산에도 많은 탐방객이 찾아 시원한 그늘에서 산림욕을 즐겼다.

자연으로 여행을 떠나지 못한 시민들은 도심 인근에서 열리는 축제장이나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백화점, 극장가로 모여들었다.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는 광복절을 앞두고 선열의 희생정신을 되돌아보려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경남 통영에서 열린 한산대첩축제와 전국 최대 연꽃 자생지인 전남 무안의 연꽃축제에도 많은 관광객이 찾았다.

인천지역 주요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몰린 구월동과 부평 로데오거리에도 휴일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울산과 창원의 도심에서는 시민들이 서로 물총을 쏘며 더위를 날렸고 양평 수미마을에서는 메기수염축제가 열려 큰 인기를 끌었다.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과 제천 국제음악영화제에는 수많은 음악 마니아들이 행사장을 방문해 젊음의 열기를 뿜어냈다.

징검다리 연휴를 즐기려는 행렬이 이어지며 전국 고속도로 곳곳은 이날 오전부터 정체가 빚어졌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지방으로 향하는 주요 고속도로는 오전부터 정체가 시작됐다"면서 "차량 정체는 오후 9∼10시가 되어서야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