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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의 한 산란계 농가에서 울주군청 공무원들이 계란을 압류조치하고 있다. 울산시는 울주군의 산란계 농장 2곳이 8월 초 생산한 계란에서 살충제 비펜트린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살충제(농약) 성분이 조금이라도 나와서는 안 되는 친환경 무항생제 계란이 사실상 살충제 범벅인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산란계 농장 전수검사 대상 1천239개 중 876개(친환경 농가 683개·일반 농가 193개) 농가의 검사가 완료됐으며, 이 가운데 일반 농가와 친환경 농가를 포함해 총 66개 농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일반 계란에 비해 최고 두 배 비싼 가격에 팔리는 친환경 인증 농가 계란의 경우 살충제 성분이 조금도 나와선 안 된다.

일반 농가의 경우 27종 농약에 대한 잔류검사를 실시해 종류별로 규정된 기준치를 넘지 않는 경우 유통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친환경 농가의 경우 전산상 집계되는 780곳 가운데 휴업 등을 이유로 실제 조사 가능한 곳은 683곳이었으며, 이들 농가에 대해서는 100% 검사가 완료됐다.

683곳 중 살충제나 농약이 조금이라도 검출된 친환경 농가는 62곳이었다. 친환경 농가 10곳 중 1곳은 '무늬만 친환경 계란'이었던 셈이다.

특히 이 가운데 살충제 성분이 과다 검출돼 '친환경' 마크를 뗀 채 일반 계란으로도 유통할 수 없는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는 27곳이었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15농가), 충남(5농가), 경남(3농가), 경북(1농가), 전남(1농가), 광주(1농가), 강원(1농가) 등으로 사실상 전국에서 검출됐다.

이 가운데 2만1천여마리를 사육하는 광주 병풍산농원의 경우 피프로닐과 비펜트린 등 두 개 성분이 모두 검출됐으며, 이 농가를 포함해 총 7개 농가에서 피프로닐이 검출됐다.

기존에 밝혀진 피프로닐, 비펜트린 외에 마찬가지로 조금도 검출되선 안되는 '플루페녹스론'이라는 농약 성분이 검출된 곳도 2곳 있었다.

이와 별개로 검사가 완료된 193개 일반 농가 중 살충제 성분이 기준치보다 초과 검출된 곳은 4곳(비펜트린 3곳, 에톡사졸 1곳)이었다.

이에 따라 친환경 농가까지 포함하면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가는 총 66곳으로 늘어났다.

농식품부는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친환경 인증 농가 가운데 일반 계란으로도 유통될 수 없는 31곳(친환경 농가 27개·일반 농가 4개)은 전량 회수·폐기하고, 나머지 35개 친환경 계란의 농가는 친환경 인증 마크 없이 일반 계란으로 유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친환경 인증 기준을 어긴 만큼 기준치와 무관하게 전부 인증 취소할 방침이다.

적합 판정을 받은 계란에 증명서를 발급해 정상 유통되도록 하는 한편, 이날 중 전수조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발생 초기부터 '뒷북 대응'을 한다는 질타를 받은 농식품부는 이날 역시 검출 농장 수를 여러차례 정정하는 등 혼선을 빚었다.

친환경 농가 중 피프로닐과 비펜트린이 중복으로 검출된 곳이 있다는 사실도 취재진 질문이 나온 뒤에야 밝히는 가 하면, 각 살충제 성분의 검출치 역시 공개하지 않았다.

또 식약처는 소비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살충제 검출 계란 껍데기에 찍힌 생산자명을 공개하지 않아 빈축을 샀다.

식약처 관계자는 "검사가 새벽까지 이뤄져 아직 파악이 덜 됐다"며 "파악이 되는 대로 홈페이지를 통해 게시하겠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